"경보기 소리가 아니었으면 불이 난 것을 몰랐을 겁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경보기가 살린 겁니다."
25일 오후 8시 28분쯤 칠곡 북삼읍 이모(80) 씨 주택. 거실 김치냉장고 뒤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불길이 일었다. 당시 이 씨는 안방에 있었지만 화재 발생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불길은 이내 벽을 타고 천장으로 번졌고, 마침 천장에 설치돼 있던 단독경보형감지기가 화재를 감지하고 숨 가쁜(?) 경보음을 토했다. 깜짝 놀라 뛰쳐나온 이 씨는 재빨리 119로 신고했고,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불은 초기에 진화됐다. 이 씨와 소방관은 "조금만 늦었더라면 큰 변을 당했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칠곡소방서가 보급한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인명과 재산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 2월 4일까지 주택에 소화기와 함께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안전필수품이다. 칠곡소방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칠곡지역 내 주택 2천189가구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 보급을 완료했다.
칠곡소방서는 지난해 이주원 서장이 부임하면서 주택에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 보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체 보급 대수의 29%인 610여 대가 지난해 보급됐다. 먼저 명절을 앞두고 귀성객을 대상으로 고향집이나 친척에게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하기' 운동을 펼쳤다. 소방서는 "농촌지역의 경우 노약자나 고령자 등이 많이 살고 있어 화재 발생 시 스스로 대피가 어렵고, 소방서와의 거리도 멀어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명절 선물로 부모님에게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직접 달아드리는 효를 실천해 안전하고 따뜻한 명절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홍보했다.
화재 취약 마을에는 관계기관 협조를 얻어 주택용 기초 소방시설을 무료로 보급하기도 했다. ㈜대한송유관공사 영남지사의 도움으로 칠곡 지천면 낙산1, 2리 화재 취약 가구 50곳에 소화기 50대와 단독경보형감지기 10대를 기증받아 설치하고, 주민들에게는 소화기 사용법과 화재 대피 요령을 교육했다.
이 소방서장은 "화재 초기에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와 맞먹고,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신속한 대피를 가능케 하는 가정 지킴이"라며 "앞으로 화재 예방교육도 꾸준히 실시하겠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