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업까지 즐거워지는 등굣길 행복 콘서트"

상주 우석여고 매월 한 차례 댄스·오케스트라 공연 열어

지난 26일 오전 7시 30분쯤 상주 우석여고 정문 맞은편에서 이 학교 교사들이 등굣길 학생들을 위해 플루트와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다. 우석여고 제공
지난 26일 오전 7시 30분쯤 상주 우석여고 정문 맞은편에서 이 학교 교사들이 등굣길 학생들을 위해 플루트와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다. 우석여고 제공

상주 우석여고(교장 윤종수)의 등굣길 행복콘서트가 1년을 넘어서면서 수능 대박 등 면학 분위기 조성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석여고는 지난해 3월부터 매월 한 차례 학교 정문을 무대로 신나는 댄스 공연과 중년 남성들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번갈아 열고 있다. 댄스 공연의 주역은 우석여고 댄스 동아리 학생들이고, 플루트와 색소폰으로 무장한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 10여 명은 교사들이다. 교장 선생님까지 선글라스를 끼고 하모니카를 신나게 연주하는 등 등굣길이 한바탕 축제가 된다.

아침 등교시간을 이용한 짧은 공연이지만 평소 조용했던 등굣길과는 다른 이채로운 풍경이다. 뜻하지 않은 공연에 우석여고는 물론 정문을 함께 사용하는 성신여중 학생과 교사들까지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학생들은 "아침 등굣길 학교 정문을 통과할 때면 긴장되곤 했는데 행복콘서트가 시작된 이후부터 갈수록 오고 싶은 등굣길이 되는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특히 지난 26일 공연에는 '학생들의 뇌를 깨워주는 등굣길 아침밥 먹기 행사'도 더해져 의미를 더했다. 아침밥을 굶고 오는 학생들을 위해 학부모회에서 뜻을 모아 주먹밥을 제공한 것이다.

김명자 학부모회장은 "아이들이 평소 아침을 거르고 급히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안타까웠다. 학업에 지쳐 정작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놓치는 아이들을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런 노력으로 우석여고는 전문계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지 4년밖에 안 됐지만 201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개교 이래 첫 서울대와 KAIST 합격생을 배출했고, 수도권 대학에만 43명이나 합격시켜(본지 1월 3일 자 10면 보도) 상주는 물론 도내 전체 교육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윤종수 교장은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우관계가 흐트러지고 학업성적도 떨어질 수 있다. 비록 서투른 공연이지만 학생들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기 위해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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