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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해골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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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컴한 저녁에 번쩍번쩍 빛나는 해골이 얼마나 섬뜩한지 알아요? 아니, 예술인지는 모르겠고, 저 흉물스러운 것을 보면 내가 심장이 툭 떨어져요."

수성아트피아 앞마당에 놓인 '개관 10주년 기념 권정호, 코스쿤-숭고한 공간과 고귀한 흐름'전의 작품을 두고 길 건너 아파트에 계시는 어르신들에게서 종종 듣게 되는 민원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빛나는 해골'은 권정호 작가의 '시간의 거울'이라는 작품으로 두 뺨과 눈, 코 부분이 움푹 팬 전형적인 해골 모양의 대형 작품이다. 스테인리스로 만들어 햇빛을 받거나 저녁 조명을 받으면 주변이 환해지도록 빛난다. "아니, 누구나 자기 몸에 하나씩 가지고 다니는 걸 왜 무섭대요"라며 펄쩍 뛰는 작가를 설득해 작품 뒷면이 보이도록 틀어 놓고 늦은 저녁에는 조명을 끄도록 하면서 민원이 조금 줄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예술, 특히 미술에서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사전을 찾아보니 예술이란 '미적 작품을 형성하는 인간의 창조활동'으로 축약되어 있지만 이게 그리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미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기술적 완벽함은 인간보다는 기계에서 더욱 잘 구현된다. 또한, 사실상 다양한 소재로, 기법으로 지구 상 거의 모든 사물이 회화나 사진, 조각 등의 형태로 작품화된 상황이다 보니, 현대미술에서는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했느냐'보다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예술관을 가지고 보편적인 주제를 얼마나 새롭게 표현했는가'를 중요시한다.

당연히 미술사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작품 읽기가 어려워졌고 작품에 대한 평가는 평론가의 손으로 넘어갔다. 예컨대 유명한 평론가가 '위대한 작품'이라고 평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작품을 좋아할 필요는 없지만, 모두가 좋아한다고 해서 훌륭한 예술 작품은 아니다.

예술 감상은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된다. 보다 열린 눈으로 작품을 보면서 그 배경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나의 것으로 체화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의 삶의 경험치와 세계를 보는 눈은 넓어질 수 있다. 작품의 가치에 대해 그 나름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그다음이어도 늦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기회를 주는 것.

덧붙여 마당에 함께 설치된 코스쿤 작가의 '지중해의 몸-파리'는 난민들이 지중해 바다에 빠져 죽는 끔찍한 유럽의 현실을 표현한 작품으로 가치를 굳이 금액으로 따지자면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보험, 운송, 통관 등 단계마다 큰 비용과 수고, 즉 지역민들의 소중한 세금을 들여 어렵게 설치한 작품인 만큼 더욱더 지역민들의 이해와 배려를 기대한다면 그것은 나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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