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장기면 산딸기 농가에서는 요즘 하늘을 보며 한숨 쉬는 게 일상이다. 이곳 여름철 특산물인 산딸기가 봄 가뭄 직격탄을 맞아서다. 장기 산딸기 영농조합법인에 따르면 올해 산딸기 수확 예상량은 200~220t으로, 지난해 350t의 60% 수준이다. 올해 작황이 안 좋은 이유는 생육에 중요한 5월 강수량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포항에는 지난달 5'9'24일 단 세 차례 비가 내렸다. 강수량은 모두 합해 19.8㎜에 불과했다.
정일화 장기 산딸기 영농조합법인 이사는 "산딸기 농사는 벼농사처럼 물을 댄다고 해서 수확량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서 하늘이 큰 비를 내리기만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중부지방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경북에서도 가뭄피해 예상지역 파악, 용수확보 등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가장 먼저 칼을 뽑아든 곳은 경상북도다. 경북도는 지난달 30일 시'군, 한국농어촌공사와 가뭄 대책 영상회의를 하고, 가뭄 해소 때까지 실시간 가뭄상황 관리와 농업용수 급수대책 추진을 위한 '농업가뭄 대책 상황실'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또 1일부터 가뭄 대책 1년 예산 40억원 중 절반인 20억원을 들여 하상굴착, 들샘개발, 간이양수장 설치, 양수 장비 보급에 나섰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한 번 휩쓸고 지나가는 수해와 달리 가뭄은 해갈될 때까지 피해가 계속 생겨 민심이 더욱 나빠진다"며 "민심을 훑어보니 가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은 소나기 한 두 번 내려서 될 게 아니라 상황을 반전할 만큼 많은 양의 비가 내려야 한다"고 했다.
시'군도 가뭄 대책 마련이 한창이다. 안동시는 읍'면별로 가뭄 예상지역 파악을 지시했다. 또 관정을 파도 물이 나오지 않는 지역에 농업용수 저장탱크를 제공하고 양수기를 빌려주기로 했다. 군위군도 효령면 장군리 구을지 저수율 현황을 점검하고 안정적인 농'생활용수 확보를 위해 중장비를 동원, 남천에서 하천 굴착에 나섰다.
군위군 관계자는 "효령면 일대 취수원인 남천은 상류에서 물 유입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그나마 있는 소량의 유지수도 농업용수로 쓰여 조만간 물 부족 상황이 닥칠 걸로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상주에서는 상주보와 낙단보 영향권을 벗어난 모동'모서면 등 상주 중화지역 가뭄피해를 우려한다. 심지어 상주시내 인근 개원저수지가 33%의 낮은 저수율을 보이고 은척 황령저수지가 49%라서 앞으로 7일 이내에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상황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상주시와 농어촌공사 상주지사는 가뭄 예상지역 하천을 뚫어서 양수기로 물퍼기에 나서는 등 비상이다.
봉화군도 20억원을 들여 저수지 준설'수리, 지표수 보강, 소형 관정 80공 개발, 하천 복류수 개발 등에 나서기로 하고 양수기를 구매, 농가에 공급했다. 특히 물야면 수식리 무제골에 하천 복류수를 활용, 농업용수가 공급되지 않는 천수답 3㏊에 송수관로 2.5㎞를 설치했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작은 물 한 방울이라도 활용하는 지혜를 모으는 등 가뭄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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