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미진 대구가톨릭대 교수 인재육성 아카데미 강연

"아이들은 모두 인재로 태어나…상상력을 키워줘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경청…옳은 방향 땐 격려를"

"엄마, 오늘은 어디에다 우리를 맡길 거예요? 호기심에 가득 찼던 두 아들의 어릴 적 눈빛이 지금도 선하다. 우리 부부는 시간만 나면 우유병을 싸들고 뒷산으로, 또 아이들이 자라서는 음식과 텐트를 차에 싣고 며칠씩 야영하며 대화를 나누곤 했다. 바쁜 부모를 대신해서 대자연의 싱그러운 색채와 바람, 햇빛, 그리고 새소리에 아이들을 맡겼다. 자연이야말로 가장 멋진 책이고 또 예술이기 때문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학 전공 박사과정 논문지도교수이자 미술평론가로 바쁘게 활동하는 장미진 교수가 지난달 31일 아트센터 달(달구벌신협 6층)에서 열린 '수성 인재육성 아카데미' 강단에 섰다. 수성 인재육성 아카데미는 학부모의 인식 전환을 통해 미래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이다.

장 교수의 큰아들(정관호'43)은 대구 경신고와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의학박사와 조지워싱턴대학 로스쿨 법학박사를 취득해 워싱턴D.C의 로펌에서 의학전문 국제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작은 아들(정인호'37)은 덕원고와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BA 유학을 거쳐 현재 대기업 연구전략팀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장 교수는 '상상력이 내 아들들을 키웠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아이들은 모두 인재로 태어난다. 부모들은 그저 농부의 심정으로 씨앗 속의 꽃과 열매가 잘 발현되도록 햇빛과 바람, 양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돌보면서 정성껏 기르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품고 있는 것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생명의 원리와 천체 등에 대한 질문을 해 당황한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답을 구할 수 있는 관련 책과 시청각 자료들을 찾아주면서 여기서 답을 찾아 우리에게도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때 아이들이 원리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학업과 지금의 직업에 큰 도움이 됐으며, 어릴 때 지구본을 선물하고 수시로 '세상은 이렇게 넓다'고 자극을 주었던 점도 도움이 됐다고 아이들이 말할 때 참 뿌듯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장 교수는 "남편(정지창 전 영남대 부총장)이 예술마당 솔을 창립했을 때 집안에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 학교 시험이나 책보다 훌륭한 영화감독, 작가, 음악가, 화가들을 만나 이야기 듣는 것을 권해서 아이들의 원망을 산 일도 있다"며 "남자 아이들이지만 중학교 때부터 피아노 레슨을 받게 했는데 지금에 와서는 그들이 더 만족해한다. 바쁘고 건조한 일상 속에서 삶의 또 다른 출구와 쉼표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술과의 다양한 접촉이야말로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의 백미라는 우리 부부의 지론은 실제로 경험으로 얻은 결과"라고 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 번도 매를 든 적이 없다는 장 교수는 "어린이들도 자신들의 의견과 요구가 당당하니 가능하면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요구를 경청하고 옳은 방향이라면 신뢰하고 격려해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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