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고싶다! 박영섭, 김OO, O준하" 노병의 호소

6·25 참전 美 조종사 당시 함께 근무했던 세 소년 찾아

유진 메클링 예비역 대령이 6
유진 메클링 예비역 대령이 6'25전쟁 때 대구기지에서 함께 생활했던 세 소년(왼쪽부터) 박영섭, 김OO, O준하.
지난 5일 유진 메클링 예비역 대령이 대구의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방문, F-15K 전투기 조종석에 다시 섰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제공
지난 5일 유진 메클링 예비역 대령이 대구의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방문, F-15K 전투기 조종석에 다시 섰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제공

6'25전쟁 때 미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한 노병이 당시 대구에서 동고동락한 한국인 소년들을 찾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유진 메클링(93) 예비역 대령.

그는 1951년 11월에서 1952년 12월까지 대구 공군기지에서 파일럿으로 근무했다. 1949년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2년여 기간 비행 교육을 받고 1951년 전투기 조종사가 됐는데 불과 몇 달 만에 6'25전쟁이 터진 한국에 배치된 것. 대구기지 49폭격비행단 소속으로 당시 최신예 기종이었던 F-84선더제트 전투기를 몰고 1년 넘게 한반도 상공을 누볐다. 적 미그기와 교전하고 주요 시설을 폭격하는 등 수많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구기지에서 100회 출격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현충일을 기념하기 위해 65년 만에 한국을 찾았고, 당시 근무했던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방문했다. 구순(九旬)의 노병 손에는 빛바랜 사진이 하나 들려져 있었다. 과거 자신을 도와 일한 세 소년의 사진을 이날 공개한 것. 사진 속에는 12~14세가량의 소년 3명이 밝게 웃고 있다.

유진 메클링 예비역 대령은 사진 맨 왼쪽 밝게 웃고 있는 소년의 이름 '박영섭'은 또렷하게 기억했지만, 나머지 두 소년의 이름은 일부만 기억했다. 그래도 이들과 전쟁통을 함께 보낸 기억만큼은 생생하게 떠올렸다. 그는 "60여 년 전 대구기지에서 박영섭, 김OO, O준하 등 소년 3명과 함께 생활했다. 당시 12~14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 양자로 삼고 싶을 만큼 착하고 기특했다"며 "다들 살아있다면 80세 전후의 나이일 것이다. 죽기 전에 꼭 만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의 요청에 따라 국방홍보원과 공군은 '박영섭, 김OO, O준하 찾기 공동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공군본부도 제보를 받는다. 문의 042)552-6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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