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도심이지만 변두리 시골학교인 송천초등학교. 한때 폐교 1순위였던 이곳은 이제는 도심 학생들이 몰리는 인기 학교로 변했다. '학교를 살리겠다'는 지역사회 분위기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학부모'교사들의 노력이 어우러지면서 이뤄낸 작은 기적이다.
'작은 학교'답게 인성교육과 함께 집단 내 학력 차를 줄이는 개별화 교육, 학교공동체 구성원 간의 인간적 소통과 나눔, 지역사회 문화와의 만남에 의한 고유문화 계승 등이 가능한 학교다.
송천초교는 지난 15, 16일 '솔뫼 자연학교'를 열었다. 자연 속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환경을 사랑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 격년제로 '강'과 '산'을 주제로 마련되는 자연학교의 올해 주제는 '강'. 학생들은 자연학교 준비를 위해 그동안 꾸준하게 빈 물병(PET)을 모았다.
첫날은 그동안 모은 물병으로 뗏목을 만들었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형'누나'언니'오빠와 동생들이 두레모임을 구성한 뒤 힘과 아이디어를 모아 물병을 엮어 다양한 모양의 뗏목을 만들었다. 두레별 식사를 준비해 먹고, 오후에는 길안천에서 강 나들이와 뗏목타기에 나섰다. 아이들은 이날 저녁 엄마, 아빠와 함께 환경영화를 보고 별자리를 관찰하면서 가족의 품을 벗어나, 또 다른 가족들과 밤을 지새웠다.
자연학교 둘째 날에는 '강과 자연을 담은 개인 작품 만들기'에 나섰다. 아이들은 나무 판에다 물고기와 강 등을 그리고 색칠해 자신들이 기르고 있는 닭장 벽에 장식해두기도 했다.
지난 2010년 4학급 22명에 불과했던 이 학교는 올해 7학급 89명으로 웬만한 시골학교 규모를 넘어섰다. 올해 입학한 1학년은 27명으로 용상동, 정하동, 옥동 등 안동 도심 아이들이 대거 입학했다.
변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교사들이었다. 교사 8명과 교장, 교감 등 10명이 근무한다. 유치원과 보건 교사, 행정직 등을 포함하면 21명의 직원들이 '가족 같은 학교'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학생이 늘면서 학부모 직업도 공무원과 회사원 등 다양해졌다. 급식 당번 등 학부모가 참여해야 하는 행사는 없지만 학부모들은 자발적으로 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고, 재능 기부를 통해 학사운영을 돕고 있다.
폐교 대상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교육부의 '학부모 참여 우수사례 최우수상 수상', 전국 작은학교연대가 벤치마킹하는 모델학교,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도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지역사회와 함께 봉사나눔을 실천하는 학교, 멸종위기 야생식물을 키우는 학교, 원예활동'치료를 통해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인성을 발달시키는 '어린이 농부학교' 등 다양한 수식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김진희 교장은 "학부모, 지역사회의 관심과 신뢰로 건강하고 남을 배려하는 창의력을 지닌 어린이로 자랄 수 있도록 교사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삶과 배움이 하나되는 솔뫼배움날, 생태'역사'문화를 깊게 체험하는 솔뫼누리학교, 한자리 모임, 학생 자율 동아리 등을 통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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