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랑 노래 보급 10년째, 벌써 CD가 3집이나 나왔네요."
'그 옛날 금호강에 배를 띄워라, 달은 밝은데/ 침산정 바라보며 놀던 님아 유채꽃 향기에 젖어/ 물새소리 오리떼 동동동…'.(하략)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달밤에 침산정에서 내려다보는 금호강이 오버랩 된다.
노래의 주인공은 향토음악인협회 대구지부 박금지(59) 지부장. '금호강 북구 40리' '추억의 팔공산' 등 대구 소재 노래를 35곡이나 만들었고 대구 노래 알리기에 10년째 열심이다.
신나는 트로트 가락과 달리 그녀의 삶은 그다지 화려하지 못했다. 젊은 시절 그녀의 꿈은 미용전문 교수였다. 머리를 만지는 것이 좋았고 만족해하는 손님들을 보며 천직이라 여겼다. 하지만 2003년 미용기능장에 도전했다가 과로로 어깨수술을 하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기대하던 교수 꿈은 접었지만 대신 많은 것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취미로 시작한 노래가 직업이 되었고 가사를 직접 쓰다 보니 어느새 등단작가(현대시선)가 돼 있었다. 심심풀이로 출전한 문화예술주부선발전(2003년)에서는 미에 당선돼 지성, 미모를 인정받기도 했다. 한번 열린 그녀의 끼와 재능은 웃음치료, 가요강사 등 10여 개의 자격증으로 이어졌다.
최근 그녀의 관심은 대구향토가요를 널리 보급하는 일이다. 대구만의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운동은 벌써 음반이 3집이나 나왔다. '추억의 수성못' '비슬산 향기' 등 박 지부장의 작사곡도 9곡이나 들어가 있다.
지난 9, 10일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열린 '대한민국향토가요제-대구시편'을 준비하면서 그녀의 열성은 더 빛났다. 대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8천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처분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대구시 지원도 받고 회원들도 뜻을 모았지만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었어요. 할 수 없이 아이들 결혼비용으로 쓰려던 아파트를 정리했죠."
덕분에 행사는 성황을 이루었다. 본선 입상자 15명은 9월에 열리는 '충주대한민국향토창작가요제'에 대구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받은 사랑은 이제 봉사 활동으로 연결되고 있다. 2012년부터 대구시요양원, 칠성요양원에 정기공연을 다니고 회원들과 틈틈이 경로당을 다니며 장수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있다.
상복도 잇따랐다. 대구시장 봉사 표창장을 두 번이나 받았고 올해는 행정자치부 장관상(봉사상)도 수상했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받은 감사장(패)은 50개가 넘는다.
'우리들이 만든 향토사랑 노래가 대구를 넘어 전국으로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바람은 4, 5집으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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