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방부, 통합 대구공항 이전에 의지가 있긴 하나

국방부가 통합 대구공항 이전과 관련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사업 진행을 막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지난 2월 예비 이전 후보지 2곳을 선정한 이후 7개월 가까이 사업에 아무런 진척이 없다는 점에서 국방부가 의도적으로 태업을 벌이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아리송할 정도다. 일부에서는 정권 교체로 국방부가 의욕을 잃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지역에 번듯한 공항을 갖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게 된다.

요즘 국방부는 대구시'경북도와 문서를 주고받으며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전 후보지 선정을 위한 선정위원회 및 실무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대구시, 경북도 등이 추천한 민간위원을 계속 퇴짜 놓고 있다.

대구시 경우 선정위 민간위원은 추천 두 번째 만에 승낙받았고, 실무위 민간위원은 두 번째 퇴짜를 맞아 세 번째 인물 추천을 준비 중이다. 경북도도 선정위'실무위의 민간위원 추천에 모두 실패했다. 국방부는 군공항이전특별법 시행령에 '공항시설 또는 군사시설 이전과 관련해 해당 지자체로부터 자문'연구'용역 등을 한 인물은 제척한다'는 조항을 들어 까다롭게 민간위원을 고르고 있다고 한다.

국방부가 생트집을 잡는 것인지, 검증의 잣대를 엄격하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민간위원 추천 문제에 걸려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방부와 해당 지자체들이 의논하고 조율하면서 기준에 맞춰 민간위원을 추천하면 벌써 끝났을 터인데, 지금까지 서류만 왔다갔다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얼핏 국방부의 고압적인 일 처리가 문제인 듯하지만, 대구시'경북도의 소극성과 불성실한 태도도 만만치 않게 문제다.

국방부는 올 초에는 대통령선거를 이유로 몇 달간 작업을 중단하더니만, 지난달부터 선정위 및 실무위를 구성하자고 해놓고는 지금까지 별다른 일도 않고 허송세월만 하고 있다. 도대체 공항 이전을 하고픈 마음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헷갈린다. 국방부가 이렇게 성의 없는 태도를 고수해서는 곤란하다. 대구경북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공항 이전에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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