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은 태극전사들에게 가장 험난한 본선 진출 도전사 중 하나로 남게 될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각) 자정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극적으로 조 2위로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지만, 비길 경우 3위 시리아와 이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패하면 운이 좋아야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도전사에는 꽃길과 가시밭길이 공존했다. 편안하게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했을 때도 있었지만, 최종예선 마지막 한 경기로 운명을 결정지을 때도 잦았다.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부터 그랬다. 당시 대표팀은 일본과 두 차례 경기를 통해 사상 첫 본선 진출에 도전했다. 대표팀은 한일국교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아 두 경기 모두 일본에서 치렀는데, 대표팀을 이끌던 이유형 감독은 출국하기 전 이승만 대통령에게 "일본에 지면 선수단 모두 현해탄(대한해협)에 몸을 던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표팀은 일본에 1승 1무를 기록해 사상 첫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해 본선 무대를 밝았다. 대표팀은 최종예선에서 일본과 정면승부를 다시 펼쳤는데,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한 뒤 홈 2차전에서 1대0으로 누르면서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갔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최종예선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남아 있다. 당시 대표팀은 아시아 최종예선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한 뒤 일본이 이라크에 승리하지 못해야 월드컵에 나갈 수 있었다. 대표팀은 북한과 최종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지만, 이라크가 일본에 후반 44분까지 1대2로 뒤져 있어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후반 44분 이라크의 자파르가 극적인 동점 헤딩골을 터뜨려 한국 대표팀이 극적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20년 뒤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도 마지막 경기를 통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2013년 6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7차전에서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거뒀고, 마지막 8차전 이란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본선 진출 여부가 결정될 상황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이란에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0대1로 패하며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동률을 이뤘다. 다행히 골 득실에서 단 1점이 앞서 우여곡절 끝에 2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4년 만에 다시 최종전 결과에 따라 운명을 결정한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9위인 한국은 우즈베키스탄(FIFA 랭킹 64위)에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10승 3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첫 대결이었던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 0대1 패배 후 23년간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 맞대결이 우즈베키스탄 원정으로 치르는 점이 부담스럽다. 한국을 물리치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우즈베키스탄은 안방에서 총력전에 나설 기세이고, 홈팬들의 극성 응원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우즈베키스탄 축구대표팀의 주장 오딜 아흐메도프(상하이 상강)는 4일 FIFA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경기는 우리의 마지막 기회다. 한국을 이기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 나라에서 축구를 끝내야 할 수도 있다"는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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