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갈마당 보안등 두고 업주·입주예정자 간 시비 붙어

대구 중구 도원동 성매매집결지(일명 자갈마당)를 둘러싼 갈등이 숙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인근 신축 주상복합 아파트의 입주 시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며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을 중심으로 자갈마당 정비계획에 대한 관(官)의 소극적 움직임에 불만을 나타내는 상황.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구청 공무원들과 함께 자갈마당을 찾은 일부 아파트 입주예정자들과 자갈마당 업주 간 시비가 일어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7일 오후 9시쯤 대구 중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에는 '자갈마당 업주들에게 둘러싸여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20~30여 명의 자갈마당 종사자들에게 둘러싸여 격렬한 항의를 받고 있던 인근 아파트 입주예정자 2명과 중구청 공무원 2명을 인근 지구대로 호송했다. 경찰 관계자는 "크게 다치지도 않았고 처벌의사도 없어 입건은 하지 않았지만 멱살을 잡고 밀치는 정도의 가벼운 폭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자갈마당 업주들이 입구에 설치된 보안등을 임의로 소등한 채 영업한다며 중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뒤 이날 밤 직접 당직 공무원 2명과 함께 확인하기 위해 자갈마당을 찾았다. 자갈마당에는 범죄 및 성매매 예방 용도로 20여 개의 LED보안등이 설치돼 있지만 스위치 높이가 2m가량에 불과해 업주들이 전원을 내려버린 후 멀쩡히 영업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자갈마당 업주들은 이들이 나타나자 신원 확인을 요구하며 둘러싸고 언성을 높이다가 시비가 붙었다. 한 자갈마당 관계자는 "수차례에 걸쳐 입주예정자 측과 면담 요청을 해왔지만 거부당해 쌓여온 감정이 터진 것 같다"며 "불법이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일방적인 몰아붙이기식 행정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시비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된 것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자갈마당 종사자들이 이들의 민원 때문에 쫓겨난다고 여겨 지난 7월 집회에서 아파트 입구까지 행진을 벌이는 등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입주예정자 A씨는 "자갈마당 업주들이 내 얼굴을 확인했고 해당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라는 사실까지 알아버렸다"면서 "겁이 나 앞으로 이 동네에서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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