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동 진 골목 담벼락에 옥수수알 같이 붙어앉아
무서운 이야기며, 병원놀이며, 공기놀이며
진숙이, 말숙이, 명숙이
오금 저리던 숙이들이 있었어요
명숙이 엄마는 늘 창백한 달빛 같았어요
그 애의 집은 빛이 적은 적산집
넓지 않은 마당에 분홍색 분꽃이 피어있었어요
분을 내던 검은 씨앗 꽃의 멍울이었는지
열 살 때쯤 분꽃 입술 오므리던 아침 그 애 엄마가 떠났어요
난 서툰 편지를 쓰고 담벼락에 붙어 몰래 울었어요
진 골목에 모여 놀던 숙이들은 흰 카라 소녀 되어 떠나고
분홍꽃 필 아직 스무 살
엄마 있는 세상으로 떠났다는 전갈을 받았어요
흰 달빛이 진 골목에 둥둥 떠다니고
분홍꽃이 담벼락에 붙어앉아 지고
우리들의 집은 진 골목 사이사이 분꽃 씨앗처럼 박혀 있었어요






























댓글 많은 뉴스
장동혁 대표 체제 힘 실은 TK 의원들
국힘 지지층 80% 장동혁 '당대표 유지'…중도는 '사퇴' 50.8%
李대통령, 이학재 겨냥? "그럼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는 법 가르치나"
장동혁 "당명 바꿀 수도"…의원 50여명 만나며 '쇄신 드라이브'
한동훈 "김종혁 징계? 차라리 날 찍어내라…우스운 당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