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나서
약 먹는 것을 잊어먹었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다 봄이 가버린 것을 잊어버렸다
어제는 버스에다 가방을 놓고 내렸다
나는 가방을 잊어먹고
가방은 나를 잊어버렸다
그랬었지와 그랬었나 사이에
아하와 아아 사이에
어제 한 일과 내일 할 일 사이에 기억이 산다
기억은 꼬리를 물다가 가물대고
추억은 새록새록 하다가 바랜다
눌어붙은 기억은 오래 산다
기억하기 위해 수첩을 쓴다
깨알 같은 역사를 쓰고 신화를 쓴다
살았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악을 쓰고 떼를 쓴다
바가지를 쓰고 덮어쓰다가 무덤을 쓴다
인생의 맛이 쓰더라도
그저 꾹꾹 눌러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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