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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창(醫窓] 생물학적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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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의 영예는 미국의 제프리 C. 홀, 마이클 로스배쉬, 마이클 영 등 3명에게 돌아갔다. 밤낮의 주기 리듬을 통제하는 생물학적 시계에 유전자가 간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공로다. 주야 주기를 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의 발견은 일상생활에서 하루 동안 인체의 주기적 변화, 즉 생체시계를 설명하는 기초가 된다. 생체시계에 따라 오전에는 집중력이 높고 오후에는 반응속도가 가장 빨라진다. 저녁에는 혈압이 오르고 자정이 지나면 숙면에 이르며 혈압이 떨어지게 된다. 학생들이 오전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고, 오후에 운동이 잘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생체시계에 따른 것이다.

생체시계에는 '주기'(period), '영원'(timeless), '이중 시간'(double time) 유전자가 간여한다. 각 유전자는 주기, 영원, 이중 시간 단백을 만들 수 있다. 빛에 반응해 주기 유전자가 세포질 내에서 주기 단백을 만들어내고, 이 주기 단백이 다시 핵으로 들어가 주기 유전자를 억제, 활동과 비활동을 반복하게 하는 되먹임(feedback)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기 물질이 핵으로 들어갈 때 영원 유전자가 만든 영원 단백질과 결합하고, 이중 시간 유전자가 만든 이중 시간 단백질은 핵으로 들어간 주기-영원 단백 결합체의 보존과 파괴를 통제한다. 이때 이중 시간 유전자의 발현 시간이 24시간이다. 전체 줄거리를 발견한 것은 제프리 홀과 마이클 로스배쉬이고, 추가 설명은 마이클 영의 업적이다.

의과대 진학을 원했던 제프리 홀은 애머스트대학 시절 생리학에 빠져들었고, 워싱턴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프리 홀은 박사 과정에서 초파리에 대한 연구에 몰입했다. 초파리는 인간 유전자와 60%가 동일해 유전 실험에 자주 활용된다.

마이클 로스배쉬는 나치를 피해 아버지를 따라 이민 온 유대인 2세다. 보스턴 MIT대학에서 학위를 받았고,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성팬이라고 한다. 두 사람은 유대인들이 만든 사립대인 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 만나 공동연구를 했다.

마이클 영은 10대 시절 부모가 사준 다윈의 책에서 밤에 열리고 낮에는 닫히는 꽃의 생물학적 시계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유대인의 교육, 미국 동부 대학교의 힘, 학문적 열정이 느껴지는 에피소드들이다.

노벨상은 다른 학술상들과 달리 대중 친화적이다. 특히 생리의학상의 경우 페니실린과 유전자 발견, 심전도, 신경세포의 구조, 결핵 연구, MRI의 발명 등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그들의 업적에 대한 개요와 수상 소감 등이 소개돼 있다. 부담 없이 읽다 보면 인류의 치열한 질병과의 투쟁, 생명의 신비에 대한 도전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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