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대구 한 대학가 원룸촌. 어디선가 코를 쑤시는 듯한 노릿한 냄새가 풍겨왔다. 악취에 행인들은 코를 막은 채 서둘러 지나가기에 바빴다. 냄새의 진원지는 폐업한 고양이 카페였다. 종이로 가려진 유리문 틈새로 고양이 다섯 마리가 힘없이 누워있는 게 보였다. 먹이통에 먹이는 담겨 있었으나 내부는 제대로 청소하지 않은 듯 지저분했다.
주민들은 인근 카페가 폐업한 뒤 고양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데 대해 우려했다. 악취는 둘째치고 고양이들의 생명이 위험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주민은 이와 관련해 "카페 주인이 매일 자정쯤 들어왔다가 이른 새벽에 또 어디론가 간다. 먹이를 챙겨주는 걸 봐서 고양이를 버린 건 아닌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문을 연 이곳은 1년도 채 안 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가 열악한 환경에 방치됐다는 이야기는 지난해 12월부터 인근 대학 익명의 페이스북에 나돌았다. 고양이가 움직이지 않아 죽은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주민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담당 구청도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다. 구청 관계자는 "주인이 낮 시간 자리를 비울지라도 엄연히 저녁에 들어와 고양이를 보살피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이 고양이를 구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유재산을 함부로 가져올 수는 없다"고 했다.
고양이 카페는 11월 초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그 이후 고양이들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염려한다. 근처에 사는 대학생 김모(25) 씨는 "더 이상 악취를 맡지 않아도 돼 다행이지만 카페 주인이 고양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걱정"이라며 "불쌍한 고양이를 구조할 방법이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카페 주인은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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