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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 속 여성] 이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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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정 대구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최세정 대구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기나긴 연휴가 끝났다. 누군가에게는 '황금 같은' 휴식이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나면 으레 등장하는 단골 기사가 바로 이혼 관련 기사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설, 추석 등 명절 전후 법원에 접수되는 이혼 신청 건수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다고 한다. 2016년 하루 평균 298건의 이혼신청이 접수된 데 비해 설과 추석 전후 10일간은 하루 평균 656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제 이혼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90년 전에는 이혼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땠을까.

1929년 신문(1929년 10월 25일 동아일보)을 보면 당시 이혼 건수가 등장한다. 1927년 6천991건, 1928년 이혼 건수가 8천220여 건이었다고 한다. 사설인 이 기사에는 "전통 조선에서는 내용적으로 이혼은 있을 수 있지만 형식상으로 있기는 아주 극히 어렵다"고 적고 있다. 법적으로 이혼이 성립되기까지, 아주 힘겨운 과정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있었다는 말이다. 설혹 이혼이 있다고 해도 여자의 칠거지악이 운운되었던 조선사회라는 점을 보면 여자도 남자가 이혼을 대등하게 했다는 점을 주목하여 바라보고 있다. 당시 이혼에 대해서 "가정생활을 파괴하는 그 동기가 천박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혼 경향을 유산 지식계급과 무산 하류계급으로 분리해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유산 지식계급은 남성이 여성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무산 하류계급에서는 여성이 남성과 이혼하는 주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돈이 없고, 배운 것이 없는 여성이 지식인 여성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혼을 요구했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이것은 이혼의 원인을 '향락생활, 경제생활의 조건'으로 보고 있다는 것과 맞닿아있다. 당시 결혼생활이 여성에게 주는 억압과 무게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경제적인 문제와 향락 문제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또, 1924년 신문(1924년 8월 15일 동아일보)에는 이혼을 해외 '유학생'들에게 그 책임을 돌리고 있는 재미있는 시선을 만날 수 있다. 해외여행은 특별한 계층들만 갈 수 있었던 시절, 외국에서 공부하던 유학생들은 '자유연애' 풍조를 몸에 익혔던 모양이다. 이혼을 이야기하면서 '유학생'들에게 그 책임을 돌리고 있으니 말이다.

"근래 소위 신지식의 소유자라는 유학생 중에는 향락적 기분으로 '뿔조아'(부르주아) 계급의 상습증인 금전광(金錢狂'돈지랄)을 하는 남녀가 자기 혼자만의 향락과 쾌락에 몰두한다"고 쓰고 있다. 연애는 천박한 개인주의, 비열한 육체적 쾌락에 현혹된 '색마자'(色魔者)라고 비판한다. 이혼을 부르주아 계급의 금전광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녹아있던 갈등을 바라보지 못했던 당시의 시선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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