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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이 대한민국을 멸종 위험에?…『여험, 여자가 뭘 어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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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니스트이자 기생충학자인 서민 교수가 남성들의 여성 혐오를 비판한 책을 펴냈다. 매일신문 DB
컬럼니스트이자 기생충학자인 서민 교수가 남성들의 여성 혐오를 비판한 책을 펴냈다. 매일신문 DB

기생충 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가 우리 사회에 넓게 퍼진 여성 혐오를 파헤친 책을 펴냈다. 김치녀, 김 여사에서 맘충까지 일상이 돼버린 여성 차별을 고발했다. 대한민국 남자로 살던 서 교수가 페미니스트임을 고백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성 혐오를 비판하면 댓글 테러로 응징되는 사회 분위기 탓이다.

메갈리아를 다룬 팟캐스트에 출연하면서 비로소 '정체'를 드러낸 서 교수는 여성신문에 페미니즘 칼럼을 연재했고 젠더 문제를 다룬 EBS '까칠남녀'에도 출연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내가 진정한 페미니스트로 향한 첫걸음'이라고 적고 있다.

남성들은 왜 여성을 혐오할까. 저자는 대학을 나와도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현실이 남성들을 좌절케 했고 그 분풀이 대상으로 여혐이 생겨났다고 분석한다.

이렇게 남성들의 사회적 의제로 등장한 여혐은 어떻게 확산되었을까. 저자는 포털사이트의 댓글 양태를 주목하고 있다. 즉, 네이버, 다음 댓글의 90%가 남성들이 쓴 것이라는 것.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 관련 기사가 뜨면 떼로 몰려가 언어 테러를 가하고 언어 폭력을 쏟아부은 것이다.

일부 남성들이 여성 혐오를 부추겼지만 다수 남성들이 침묵하거나 동조하는 사이 여혐은 어느새 사회 현상으로 부각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 혐오가 단순한 언어 폭력에 머물지 않고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저자의 시선은 여성에 대한 동정으로 이어진다. 한국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차별받고 아직도 불평등한 삶을 살고 있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유리천장이 여전히 존재하고 취업이나 승진은 힘들고 회사 임원이나 고위 공무원은 남성이 대부분이다. 반면, 남녀 사이의 임금 격차는 OECD 국가 중 단연 1위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현상, 도대체 우리 여성들이 뭘 그렇게 잘못했다는 것인가? 저자의 반문에 이제 사회가 답을 할 차례다.

남녀평등과 암수의 평화와 공존, 기생충 학자인 저자는 해결책을 주혈흡충(住血吸蟲)이라는 기생충 생태에서 찾고 있다. 주혈흡충은 인간의 혈관 속에서 기생하는 기생충으로 연간 10만 명 이상이 이 벌레에 희생될 정도로 인류에게 치명적이다. 약으로도 잘 안 잡히고 중간 숙주를 없애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곤 하는데 그 생존 비결은 암수의 금슬 때문이라고 한다. 즉 수컷이 암컷을 위해 무한 서비스를 베푸는 데, 그 정도가 봉사를 넘어 헌신에 가까울 정도다. 의식주를 완벽하게 해결해주니 암컷은 밤낮으로 알을 까고 그 덕에 종족이 유지되는 것이다.

저자의 우려는 여기서 출발한다. 우리나라도 여혐 현상이 계속 되다가는 멸종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현재 결혼 기피나 고질적인 만혼도 그런 조짐 중 하나로 해석된다.

대한민국의 '멸망'을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던 저자, 그게 바로 이 책을 쓴 이유다. 많은 사례들을 통해 남성들의 여성 혐오 행태를 비판했는데, 이는 저자가 남성들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남성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했던 까닭이라는 것.

물론 이 책이 출고된 후에도 여혐은 계속되고 있고 "당신 책을 산 게 후회된다, 책을 불사르고 싶다"는 일부 남성들의 반응도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남녀가 합심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면 마음이 불편해도 책을 덮지 말길 바란다고 적고 있다. 그 불편함이 당신을 좋은 남자로 만들어줄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295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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