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에 물혹…당뇨·비만 합병증도
환자 80%가 25~34세 가임기 연령
우리나라에선 마른 체형도 잘 걸려
3년 전 결혼한 김모(35) 씨는 난임으로 고민이 깊다. 부부 모두 건강했고, 꾸준히 부부관계를 이어왔지만 좀처럼 임신이 되지 않았다. 김 씨는 월경이 1년에 3, 4차례에 그칠 정도로 불규칙했고, 기간도 열흘이나 계속될 정도로 길었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체중이 10㎏이나 늘어 비만인 상태였다. 결국 김 씨는 난소에 작은 물혹이 많이 생기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자궁내막암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에 여러 개의 물혹이 있고, 배란이 되지 않는 월경 이상을 겪는 증상을 말한다. 배란이 되지 않거나 드문 여성으로 고안드로겐혈증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임 또는 불임의 원인이 되며 비만과 당뇨, 자궁내막암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환자 작년 3만5천 명 넘어…50% 급증
다낭성난소증후군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만3천584명이던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지난해 3만5천316명으로 무려 50%나 증가했다.
특히 25~29세 환자가 28.5%(4만693명)로 가장 많았고, 20~24세 27.3%(3만8천987명), 30~34세 22.4%(3만1천935명) 등이었다. 환자 10명 중 8명이 임신이 가장 많은 25~34세 사이에 몰려 있는 셈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에서 자라는 난포가 배란에 필요한 크기인 2㎝까지 자라지 못해 배란이 되지 않고 규칙적인 월경을 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이 때문에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수개월에 한 번씩 월경을 하는 희발월경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몇 달에 한 번씩 생리를 하면 자궁내막이 두꺼워지고, 자궁내막조직이 변하면서 자궁내막증식증, 또는 자궁내막암 등을 일으킨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혈액 안에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으로 몸에 털이 많이 나는 다모증이나 얼굴 여드름, 탈모증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당뇨병에 걸리기도 한다. 인슐린은 장에서 흡수된 당분을 체내에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당이 저장되지 않고 소변 등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체중 5%만 줄여도 생리 주기 돌아와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모녀나 자매 간에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점에 미뤄 가족력이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생기면 몸무게가 갑자기 늘면서 생리가 불규칙하게 변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서 남성호르몬이 증가하고 배란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구에서는 복부 비만이 심하거나 비교적 뚱뚱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우리나라 등 아시아에서는 마른 여성도 많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만약 난임이 주된 증상이라면 클로미펜 등 배란유도제를 사용해 배란을 유도하고 임신을 시도한다. 이때 배란 성공률은 높은 편이다. 임신을 당장 원하지 않고, 불규칙한 생리가 불편하다면 피임약 등으로 생리 주기를 규칙적으로 맞춰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감량이다. 체중을 5~10%만 줄여도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해 정상적인 생리 주기로 돌아올 수 있다.
김미주 경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탄수화물이 많은 떡이나 빵, 과자 등 밀가루 음식은 가능한 한 줄이고, 고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식이 조절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김미주 경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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