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들 물어 죽인 풍산개 주인, 푸들 주인에 사과·변상

"푸들이 죽을거라 생각도 못 해 현장서 적극 조치 못한 점 사과 유기견센터에 후원 당부 승낙"

목줄을 하지 않은 대형견에게 소형견이 물려 죽은 사건(본지 10월 28일 자 6면 보도)과 관련해 가해 견주가 피해 견주를 만나 사과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지난달 1일 오전 7시쯤 대구 범어네거리 인근에서 주인과 함께 산책 중이던 푸들을 공격한 풍산개 주인 A(63) 씨를 조사하고 피해 변상 조치가 완료됐다고 31일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24일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죽은 푸들의 견주인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34) 씨에게 사과하고 치료비 등을 변상했다. A씨는 마이클 씨가 또 다른 반려견을 키울 경우 "분양 비용도 부담하겠다"고 했지만 마이클 씨는 "트라우마로 인해 더 이상 반려견을 키우지 못하겠다"며 사양했다. 다만 "숨을 거둔 반려견이 지냈던 유기견센터에 후원을 해달라"고 당부했고, A씨는 흔쾌히 승낙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공격당한 개가 죽었으리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적극적인 조치를 못했던 점, 마이클 씨의 반려견이 숨을 거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처분은 없었다. 형법상 '과실에 의한 재물손괴죄'를 처벌할 규정이 없고, 풍산개는 사고 당시 목줄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통해 다소 느슨하게 묶인 목줄을 스스로 제거하고 돌진하는 풍산개의 모습을 확인했다"며 "최근 반려견과 관련된 사고가 증가하고 있으니 견주들이 더욱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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