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을 서성이는 말들
함명숙 지음 / 다층 펴냄
'이슬 먹은 새하얀 모시 / 이글거리는 숯불에 몸 달구어진 울낭자 / 주름진 모서리 마주보고 잡아당긴 사이를 / 스르륵 사르륵 쓱싹쓱싹 울낭자 지나간다. / 누가 뭐래도 내가 있어야 옷이 맵시가 난다고 / 울낭자 표정 해님처럼 밝다.' -'울낭자' 중에서
이 책은 여성으로서 겪은 수많은 일들을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한 함명숙 시인의 첫 시집이다. 시집에는 총 64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함 시인은 시집 첫머리에서 "고흐처럼 늘 나만의 방식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 지난 수십 년간 서툰 언어로 쓴 시들을 바깥에 내보낸다. 억새꽃 들길을 혼자 걷다 들킨 듯 마냥 조심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재열 시인(경북대 명예교수)은 "함 시인의 시에는 흔히 보는 여인의 고생이나 한이 묻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한국 여인의 멋과 조금은 낭만적인 여유가 녹아 있다"면서 "시에는 아버지가 등장하지 않고 크게 가부장제도의 폐해도 언급되지 않는다. 그만큼 다치지 않은 소녀적 고운 정서가 묻어나온다"고 평했다.
함 시인은 안동 출신으로 '다층'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대구문인협회'국제펜대구협회'대구여성문협 회원, 반짇고리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116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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