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보수통합파 국회의원 9명의 집단 탈당 선언으로 하루아침에 절반으로 쪼개지면서 대구 정치권의 이목이 동구로 쏠리고 있다.
대구 동구는 바른정당 자강파인 유승민 국회의원(동을)의 지역구인 데다 현역 동구청장과 시의원(2명)이 모두 바른정당 소속으로 대구에서 당세가 가장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바른정당 분열 사태가 내년 지방선거에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미 동구는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물밑 경쟁이 가장 뜨거운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총선 때 '동을' 지역구를 놓고 유승민 의원과 이재만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이 한 차례 각을 세워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번에도 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측근 출마설까지 나돌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예상된다.
현 강대식 구청장은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바른정당 소속이어서 정치인들의 기싸움에 따른 '현직 흔들기'가 심해 선거 판세를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특히 당세가 쪼개진 바른정당이 과연 얼마만큼 조직적인 선거를 치러 내느냐가 승리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내년 동구청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동구를 기반으로 한 현직 정치인들의 '세력 경쟁'과 함께 경우에 따라 지역 정치인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질 공산이 커 어느 지역보다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바른정당 입장에선 그나마 자신들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는 동구를 잃지 않기 위해 사수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당시 '배신의 정치 프레임'으로 고전하던 유 의원이 대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린 곳이 바로 동구(15.88%)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구청장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한국당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초선인 정종섭 한국당 국회의원(동갑)의 입지가 다소 약한 점을 들어, 재선 동구청장 출신의 이재만 한국당 최고위원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선 홍 대표가 TK지역 외 인사를 동구청장 후보에 '전략 공천'할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바른정당이 당장 의원 수가 줄고 당세가 약해졌다고 하나 내년 지선까지 유승민 의원의 정치 행보와 역할에 따라 지역에서 오히려 지지세가 결집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산술적인 의원 수나 당세로 선거를 예측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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