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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의원 평가하겠다는 집행기관의 시도, 발칙하나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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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청 공무원들의 북구의회 의원에 대한 평가 투표는 발칙하지만 신선하다. 집행기관 공무원들이 자치 행정 집행을 감시'감독하는 의회에 대해 평가를 시도하고 나섰다는 점에서는 발칙하다. 적어도 해당 구의원들이 보기에 그렇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일부 구의원들이 잦은 자질 시비로 기초의회 무용론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집행기관 공무원들에 의한 구의원 평가는 이런 자질 미달 의원에 대한 견제 수단이 될 수 있다면 적절하다. 하기에 따라서는 무용론에 시달리는 기초의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전국공무원 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 북구지부는 지난달 주민센터 공무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구의원 20명에 대한 평가투표를 진행했다. 지난 2013년부터 5급 이상 간부공무원 60명에 대한 평가를 해오다 처음 구의원에 대한 평가를 시작한 것이다. 구의원 평가표는 '의원 적합성 여부(소통, 민주성, 청렴성)'에 따라 '아주 부적합'(-2), '부적합(-1)', '적합(+1)', '아주 적합(+2)'으로 나뉜다. 북구지부는 아직 평가투표 결과의 발표 시점과 공개 수준을 결정하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는 것도 이해 못 할 바 없다. 의회의 견제 대상인 집행부가 의회를 평가한다는 인식 자체가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기초의회를 두고 잦은 자질 시비가 벌어지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대개 기초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감시'감독 기능을 무기로 집행부에 과도한 요구를 일삼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이해관계에 얽혀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갑질을 하기 일쑤고 그 피해는 일선 공무원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경우가 많다.

구청 공무원들은 "일선 공무원이 의원 개개인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평가를 한다"는 일부 기초의원들의 주장과는 달리 누구보다 구의원을 잘 아는 시민이자 유권자이다. 이런 구청 공무원들이 구의원에 대한 평가 기회를 갖는 것은 신선한 일이다. 구의원 평가가 입법부의 행정부 감시 견제 기능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일부 자질 미달 의원을 걸러낼 장치가 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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