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銅像) 기증 증서 전달식을 민족문제연구소 등 반대단체가 방해한 것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이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에서 공(功)과 과(過)를 공평하게 평가하지 않고, 이념적'정파적 편견에 매몰된 흑백논리가 우리 사회에 깊이 포진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는 우리 사회의 집단적 지력(知力)은 덩치만 커진 어린아이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이지만 지적 성숙도는 이에 한참 뒤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박 전 대통령의 '공'에는 눈을 감고 '과'는 부풀리는 반대 단체들의 외눈박이 시각이 바로 그렇다. 박 전 대통령은 완전무결할 수 없는 인간의 실존적 한계를 그대로 체현하고 있는 인물이다. 유신독재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고, 반공 이데올로기로 사상의 자유를 억압했으며, 남북 대결을 장기집권의 지렛대로 이용했다. 이런 '과'가 박 전 대통령의 전체 상(像)의 한쪽 면에 자리 잡고 있다면 그 반대 면에는 절대 빈곤 탈출과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번영과 자유의 초석을 놓은 '공'이 위치해 있다.
이 중 어느 것도 단독으로 박 전 대통령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다. 박 전 대통령의 통치는, 비유하자면 공과 과가 뒤엉켜 있는 만화경이다. 박 전 대통령에게서 공만 떼어낼 수 없고, 과만 떼어낼 수도 없다. 결국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보는 것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포폄(褒貶)에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그의 공은 무시되고 있다.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이 취소된 것은 물론 세계가 빈곤 탈출과 자립의 정신 운동으로 찬탄하는 새마을운동까지 지워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계획은 이승만 전 대통령 시절에 이미 입안되었기 때문에 박정희에게는 공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공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유치한 사실 왜곡이다. 경제개발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 문서상의 계획이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갇혀 있는 한 우리 사회는 정신적 발달장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안타깝게도 그게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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