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민주 정치의 이상(理想)은 반드시 개개인의 생활을 위한 이상(理想)에 기초하여야 한다. 정치(政治)의 궁극 목표는 개인의 삶을 가능한 한 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각 시대마다 불거진 정치 문제는 인간 생활에 가능한 한 보다 많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선택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정책 선택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나라를 구성하는 국민 간의 권력과 신분, 빈부의 관계였다. 이러한 상황은 개개인의 삶에 있어서 행복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걸 먼저 생각해 보도록 요구하고 있다.

첫째로, 모든 인간은 각자 개성이 있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다른 인간과 유사하게 살아가도록 생활양식이나 유형이 결정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같은 사고방식, 생활양식을 강요하는 것은 전제군주나 독재자, 비민주적 노사관계, 나쁜 교사, 그리고 모든 영역의 권위주의자들이다. 모든 것을 기획하고 통제하는 획일적인 사회에서는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은 말살되고, 불평등과 차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인간은 개성과 창의력을 발휘할 때, 삶이 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둘째로, 모든 인간은 자신을 발전시키려고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그러므로 인간에게는 항상 가장 좋은 가능성과 가장 나쁜 가능성이 같이 있다. 자신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인간 욕망은 무한하므로 어떠한 제재로도 막을 수 없다. 헤겔이 말하는 역사의 변증법은 변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성장 욕망을 언어화한 것이다. 좋은 욕망이든, 나쁜 욕망이든 그것의 성장을 결정하는 것을 귀납적으로 보면, 그 나라 정치제도에 달려 있다. 세계역사가 민주주의를 선호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좋은 가능성을 실현할 기회를 주고, 그것을 제도화해서 행복을 산출하기 때문이다.

셋째로, 개인과 나라를 발전시키는 욕망의 본질은 소유욕과 충동이다. 그러므로 소유욕과 충동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법과 제도, 교육과 문화, 기타 제반사항 정책이 결정되어야 한다. 소유욕에는 개인 소유가 가능한 것과 모두 다 함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한 사람의 음식, 의복, 주택 등은 타인의 것이 될 수 없고, 공급이 충분하다면 이것은 개인 소유가 가능한 것이다. 주로 물질적인 것과 경제활동이 이에 속한다. 다른 한편, 지적이고 정신적인 소유는 개인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소유다. 문예, 기술, 과학, 종교 등은 공동 소유로, 개인의 행복은 말할 것도 없고 타인에 파급되면 더 많은 행복을 창출할 수 있는 소유이다.

그다음은 충동인데, 충동은 창조적인 충동과 파괴적인 충동이 있다. 서로의 이익이나 창조를 끌어내는 충동은 사랑, 자비, 동정심, 연민 등으로 민주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도덕성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며 민주교육의 초점을 여기에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의 이익과 가치를 파괴하는 충동은 증오, 분노, 질투심, 탐욕, 교만 등이며 민주교육으로 이를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

민주 정치의 이상은 개인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소유를 인정하는 합리적인 사유재산제도와, 모두가 소유할 수 있으며 공유할수록 행복의 양이 더 많아지는 문예·기술·과학·종교 등과, 그리고 창조적인 충동, 즉 동정심, 연민, 사랑, 자비 등 도덕심을 고무하는 정책을 개발하여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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