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플루·세월호·포항 지진…1999년생들 국가 재난 수난

어느 세대보다 많은 교육과정 거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상 처음으로 연기되면서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1999년생'들은 누구보다 '역사적'인 학창시절을 보내게 됐다. 이들 사이에서는 "결정적인 시기마다 국가적 재난이 반복된 탓에 우리 중에는 수학여행을 한 번도 못 가본 친구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새천년을 한 해 앞두고 태어난 1999년생들은 약 61만4천여 명. 이들이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0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가 유행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최대 4만9천500여 명(2010년 11월 10일)에 달하기도 했다.

수학여행이나 운동회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된 것은 물론 전체 초'중'고의 40%가 1차례 이상 휴업했다. 초등학교는 6학년 못지않게 5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아 1999년생 가운데 일부는 첫 수학여행의 추억을 가지지 못하게 됐다.

1999년생이 중학교 3학년이 된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이때도 수학여행 등 학교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됐다. 또 이듬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했다. 2015년 5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환자는 186명까지 급증했고 36명이 목숨을 잃었다. 온 사회가 공포에 빠졌고 학교 2천여 곳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전염병과 대형 참사 등에도 불구하고 1999년생들에게는 올해 수능 연기가 체감상 가장 큰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은 2010년 신종플루가 확산했을 때도 예정된 날짜에 진행됐다.

1999년생들은 잦은 교육과정 개정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초등학교 6년 내내 사회수업 시간에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는데 1∼5학년 때는 6학년이 되면 역사를 배우는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됐고, 정작 6학년이 되자 5학년에 역사수업을 두는 '2007 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1999년생들은 7차 교육과정, 2007 개정교육과정, 2009 개정교육과정, 2011 개정교육과정 등 누구보다 많은 교육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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