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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철·하지훈 작가 2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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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훈 작가의 전시장
하지훈 작가의 전시장

스페이스K '풍경의 온도'

풍경을 바라보는 두 개의 다른 시선

신경철, 하지훈 작가의 2인전 '풍경의 온도'(Temperature Difference of Landscapes)전이 스페이스K에서 진행되고 있다. 풍경을 바라보는 두 개의 다른 시선을 교차시킨 이번 전시에는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흐리며 개성 있는 조형 언어를 창출하는 젊은 두 작가의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거칠고 즉흥적인 채색 후에 연필 드로잉으로 세밀하게 윤곽을 마무리하는 신 작가는 회화의 일반적인 작업 순서를 뒤바꾸어 역전된 풍경성을 탐구한다. 화면 전체에 균일하게 도포된 은빛 배경색은 캔버스 위에 차갑게 내려앉은 채 그 위에서 펼쳐지는 이미지의 회화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과정에 대해 신 작가는 "거칠고 즉흥적인 붓질의 행위 이후 몰려드는 허무를 극복하고, 고착되려고 하는 이미지 혹은 기억에 대한 끊임없는 새로운 개입을 통해 그것을 재이미지화 혹은 탈이미지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스케치 후에 채색하는 보통의 페인팅 방식을 뒤집은 그의 작업은 '선(先) 채색 후(後) 스케치'라는 회화에 대한 실험을 통해 메타 페인팅의 성격을 획득하며 풍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반면 하 작가의 풍경엔 자신의 연대기가 녹아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군인이었던 부친의 직업적 특수성으로 인해 잦은 이사를 경험하며 한곳에 정착하지 않는 생활을 했다. 그 가운데에도 한결같이 그와 함께해온 것은 바다와 인접한 자연 풍경이었고 여기에서 그의 그림이 출발한다. 그의 기억 속에 잡지나 신문, 영화와 같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자연의 이미지들이 함께 저장되면서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여러 풍경 중에 특히 섬에 매료됐다. 작품에 등장하는 섬들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으로 작가의 기억 속 시각적 경험에 대한 인공적인 무대 장치에 가깝다. 섬의 내부를 채우고 있는 혼란스러우면서도 다채로운 붓질은 구체적인 세부 풍경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그와는 무관하게 자유롭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붓질과 물감의 흔적은 섬인 듯 섬이 아닌 듯 구상이자 추상인 채 어떤 질료 덩어리로 묘사된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기억과 감정, 시간성과 같은 불안정한 속성들을 화폭에 수용해 추상에 가까운 풍경을 연출한다. 12월 20일(수)까지. 053)766-9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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