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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 속 여성] 여자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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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길에서 여성 경찰관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 경찰관을 처음 만난 때는 언제였을까. 1945년 미군정청 산하에 경찰의 전신인 경무국이 창설됐지만 여경은 1946년 7월 처음 79명을 뽑았다. 당시 남성 경찰관(2만5천 명)의 0.3% 수준이었다.

1947년 신문(경향신문 1947년 8월 3일 자)에는 '여성을 위한 여자 경찰'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 있다. "국립여자경찰은 '과연 필요할까?' 하는 세인들의 의혹과 멸시 속에서 탄생했다"고 시작하는 기사에서 그동안 "여자 경찰이라면 집 잃은 아이 라디오에서 광고하는 것밖에 더 있나" 하는 고정관념이 실려 있다.

당시 여자 경찰은 어떤 일을 했을까? 같은 신문을 보면 아동과 관련한 사건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집 잃은 아이 사건이 제일 많아 하루 평균 백여 건이나 되고 고아 불구자의 보호와 고아원 양로원에 보내는 사건이 20여 건, 그 외에도 매음굴 소탕, 가정조절" 등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사례로 소개되는 사건 중에 당시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이북에서 내려온 남자분이 이곳에서 시치미를 뚝 떼고 새색시와 재미있는 생활을 시작하는 분이 많다. 애기를 업고 남편을 찾아온 부인의 피눈물을 뿌리는 모양은 차마 보기 힘들며, 가정조절 사업으로 이러한 일에 손을 대어 몇 쌍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대구 최초의 여자경찰서 초대 서장은 정복향(1910~1998)이다. 경북여고, 서울대를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하던 중 경찰 간부 모집에 응해 필기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지만 유부녀에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되자, 강력하게 항의해 경찰이 되고 대구여자경찰서 초대 서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민국의 여성 경찰관은 1만2천611명으로, 전체 경찰관(11만6천914명)의 10.8% 수준이라고 한다. 숫자가 늘어난 만큼 그들의 직무나 처우는 공평해졌을까. 여성'아동'교통에 국한됐던 여경의 업무도 형사'수사'과학수사 등으로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설문 결과 36.6%가 불평등이나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승진이나 업무에 대한 것이 대다수였다고 한다.(중앙일보, 2017년 10월 17일 자)

"여군이나 여경을 늘리는 것은 여성이 자신의 자리를, 능력을, 정체성을, 자아를 찾아가는 일이다. 여성 공무원 몇 명을 더 뽑는 일이 아니다"는 말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성 평등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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