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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지상 갤러리] <9>18세기의 단추: 시대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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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국립대구박물관<9월9일∼12월3일>

우리는 시대의 미학과 혼돈을 집약적으로 담고 있는 단추에서 미니어처화된 시대정신을 읽을 수 있다. 또 장식예술에서 다루는 전통적인 소재뿐만 아니라 낯선 기술도 발견한다. 유리병에서 투알드 주이(밝은 색 바탕에 단색의 꽃이나 풍경을 프린트한 천)를 거쳐 펜던트에 이르기까지 오브제의 선택을 살펴보면, 단추가 패션 및 장신구 예술과 응용예술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장식예술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지 알 수 있다.

그 중심에 있는 단추들을 소개하면, 첫 번째 '열기구' 단추가 있다. 1783년 6월 5일 프랑스의 하늘 위로 지름 11m의 커다란 공이 두둥실 떠올랐다. 인류 역사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열기구의 탄생은 이후 '열기구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여자들은 공 모양으로 머리를 올리고, 도자기 접시, 가구, 금동 펜던트 등 다양한 오브제들이 열기구 열풍을 확산시키는 매개체로 쓰였다. 단추에는 다양한 색의 열기구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두 번째는 '노예 제도 반대론'을 표현하는 단추이다. 18세기 중반, 영국과 미국의 퀘이커 교도들은 노예제도가 갖는 비인간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1785년에 창설된 노예무역 철폐를 위한 협회는 숭고한 대의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배포할 수 있는 이미지를 내놓았다. 손목과 발목이 쇠사슬에 묶인 채 무릎을 꿇은 한 흑인 청년이 무언가를 간곡히 애원하는 듯 두 손을 모으고 있는 형상을 메달로 제작한 것이다. 이것을 도자기 제작자 '조사이어 웨지우드'는 얕은 돋을새김을 한 작은 카메오로 수천 개 제작했다. 이 카메오를 코담뱃갑 뚜껑, 펜던트 단추 장식 혹은 여인들의 팔찌, 머리핀으로 만들어 썼다.

세 번째 '자연'을 담은 단추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호는 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했던 '호기심의 방'에서 비롯되었는데, 18세기 후반에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유럽으로 가져온 새로운 생물종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모델로서 예술 창작에 새로운 자극을 불러일으켰다. 이때에 식민지의 이국적 동물들을 그려 넣은 단추도 제작되었다.

이 밖에 수수께끼, 격언, 연애 문구를 새겨넣거나 머리카락을 이용한 것도 있었다. 머리카락은 기억의 매개체이자 흐르는 시간의 상징이며 성 유물로 여겨 애정, 감사의 표시로 단추에 넣어 선물했다. 이렇게 작은 단추는 시대의 흐름과 유행을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예술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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