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로 뻗는 경북문화콘텐츠] <9>웹툰으로 경북을 알리다

전문 웹툰교육 통해 작가 발굴·육성…중학생 꿈나무 프로그램도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15년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15년 '웹툰창작체험관(Webtoon Lab) 조성 및 운영 사업'의 경북 지역 거점기관으로 최종 선정돼 지역의 창의력과 창작력을 갖춘 잠재 작가들의 발굴과 창작 인력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피칭데이'(Pitching Day)를 통해 국내 최대 웹툰 에이전시인 재담미디어와 연결된 권은영 작가가 자신의 웹툰 '혼지킴이'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웹툰 제작 지원사업
웹툰 제작 지원사업 '별신의 밤'(오른쪽)과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신문이 그리 두껍지 않던 시절, 사회면 한쪽 귀퉁이에는 항상 4컷 시사만화가 있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 만화를 통해 많은 사람이 언론의 자유가 신통치 않던 시절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치를 챘다. 이 같은 시사만화가 사라진 요즘 시사 웹툰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대중화와 함께 출판시장에서만 형성되던 만화산업에 '웹툰'이라는 형식의 만화가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인터넷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천400만 명이 매월 네이버 웹툰을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몇 해 전 온라인 만화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온라인 만화 이용 경험이 '있다'가 62.0%, '없다'가 38.0%로 나타나 온라인 만화 이용 경험이 있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만큼 '웹툰'이 새로운 문화콘텐츠 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 잡으면서, '웹툰'을 활용한 지역문화산업 가꾸기가 관심이다.

◆2015년, 체험관 첫해 웹툰 예비 작가 46명 배출

경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웹툰 '제비원 이야기'(주호민 작가)와 '궁-별신의 밤'(김소희 작가)을 네이버 웹툰에 연재하고 이후 만화책 단행본으로 발행해 경북형 웹툰의 시금석을 선보였던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15년 7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공모한 '웹툰창작체험관(Webtoon Lab) 조성 및 운영 사업'의 경북 지역 거점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후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단순 강의 및 실습을 넘어 수강생의 매체사 연재 지원 및 창작'창업 지원을 비롯해 진흥원 지원사업과의 전략적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갔다.

'웹툰창작체험관 조성 및 운영사업' 첫해에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46명의 웹툰 예비 작가를 배출했다. 단계별 원스톱 프로그램으로 단순 강의 및 실습을 넘어 교육 효과 극대화를 위한 특별강사 초빙 및 멘토-멘티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김준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분야로 자리 잡은 '웹툰' 제작 지원과 창작 체험 등을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웹툰 작가들을 배출해 지역 문화를 더욱 살찌울 계획"이라고 했다.

◆2016년, 웹툰창작체험관 우수 운영기관 선정

전국 20곳에 조성된 웹툰창작체험관은 거점형 8개소, 지역형 12개소가 설치됐으며,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2015년 웹툰창작체험관 공모사업 거점형에 최종 선정돼 경북 지역 웹툰 저변 확대와 창작 인력 양성을 위해 장비를 구축하고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성과를 냈다. 특히, 예비 창작자 교육을 통해 지역의 웹툰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운영 성과를 청소년 작가 양성으로 확대했다. 경북 지역 만화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지역의 웹툰 콘텐츠 꿈나무를 키우기 위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스쿨툰 기초과정'을 운영한 것. 웹툰 아카데미 수강생들의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지역 청소년들의 웹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청소년 스쿨툰 기초과정을 개설했다.

2016년 7월부터 3주에 걸쳐 주 2회 수업으로 진행된 기초과정은 기본적인 연출법, 드로잉 실습, 4컷 만화 실습을 통해 웹툰 콘텐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신만의 개성 있는 만화를 제작해 볼 수 있도록 추진됐다.

◆2017년, 경북 우수 인재들 웹툰 작가로 성장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형 웹툰창작체험관'이 운영 3년 차에 접어들면서 경북 지역 인재들이 웹툰 작가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문 웹툰 교육을 통해 지금까지 3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 과정에서 1기생 김현지 작가의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3기생 지승규 씨의 '귀신이면 어때'가 다음 웹툰에 연재됐으며, 2기생 강주은 작가는 '네이버 파괴왕 공모전'에서 수상해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이다. 또, '2017 평창동계올림픽 창작 웹툰 공모전'에서 이도엽 씨 등이 일반부 우수상과 장려상, 청소년부 장려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23일 서울에서 개최된 '피칭데이'(Pitching Day)를 통해 권은영 작가의 웹툰 '혼지킴이'가 국내 최대 웹툰 에이전시인 재담미디어와 연결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이날 경북 '피칭데이'에는 국내 대형 플랫폼사인 케이툰(투니드엔터테인먼트), 저스툰 관계자와 웹툰 에이전시인 재담미디어, 우리만화연대의 황진석 작가, 김병수 교수 등 5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연재 제안을 받은 권은영 작가의 '혼지킴이'는 신라 때 화가 솔거를 중심으로 그가 그리는 그림이 생명력을 얻어 세상에 살아났다는 기발한 소재를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로 구성해 '소재가 신선하다' '흥미롭다' 등 호평을 받았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창작 웹툰 공모전'에 참가해 우수상을 받은 이도엽 씨는 연출과 스토리 전개에 관해 조언을 받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됐고, 김태헌 작가는 데뷔할 수 있게 도와준 저스툰의 김형준 PD를 만나 작가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해하기도 했다.

◆웹툰 제작 지원, 지역 민담'설화 웹툰으로 부활

경북도는 2013년부터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지역의 민담과 설화를 소재로 한 '웹툰'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제작 지원사업 첫 작품은 주호민 작가의 '제비원 이야기', 안동에 전해 내려오는 제비원 전설을 바탕으로 '연이 처녀' '제비원 미륵불을 조각한 형제' '제비원과 법룡사의 절 짓기 시합' '제비가 된 목수' 등의 이야기를 엮어 민담 특유의 재미 요소를 극대화시켰다.

올 들어 5년 차에 접어든 웹툰 제작 지원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과 스토리를 소재로 한 5편의 웹툰을 인기리에 연재했다. 주호민 작가의 '제비원이야기'(2013), 박소희 작가의 '궁:별신의 밤'(2014), 대구경북의 지역 작가 발굴을 통해 제작된 류성곤 작가의 '별신마을 각시'(2015), 이현지 작가의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2016), 이진아 작가의 '용이라고 불러줘'(2016) 등이 있다. 모든 작품이 9.8 이상의 평점으로 독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어 지역 만화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원작 가운데 '별신마을 각시'는 '2016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관 대표 콘텐츠에 선정돼 많은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았다. 작품 속에 안동의 음식, 문화유산, 설화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글로컬(Global+Local) 콘텐츠로서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알리는 데 일조했다.

2017 웹툰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선정작인 '귀신이면 어때'는 지승규(필명 규규) 작가의 작품으로 본능만 남아버린 N포세대 취준생 서준과 500년 전 혼례를 앞두고 죽은 비련의 처녀 귀신 선화, 그리고 그녀를 어떻게든 지옥으로 보내야만 하는 저승사자 명휘 사이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연애담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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