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이 '예산 대비 채무 비율 전국 1위'의 재정 파탄 위기를 극복하고 26일 '채무 제로 시대'를 선포한다.
지난 2012년 4월 채무 상환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어둡고 긴 채무 터널을 벗어나 드디어 장밋빛 희망을 보게 된 것이다. 군은 이날 경상북도 지역개발 기금과 행정안전부의 청사정비 기금 58억원을 상환해 715억원에 이르는 부채 중 711억원을 갚는다.
이로써 국비로 상환해야 하는 채무인 '왜관하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 시설' 4억원만 남게 돼 사실상 군비 부담 일반채무는 '제로'가 된다. 군은 그동안 과도한 지방채 발행으로 각종 재정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미래 성장동력을 견인할 수 있는 투자도 다소 위축된 면이 있었지만, 채무 상환을 통해 대규모 국'도비 사업을 확보하고 시 승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칠곡군, '전국 1위의 채무도시'의 오명을 쓰다
2011년 백선기 칠곡군수 취임 당시 칠곡군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21.1%로 전국 82개 군부 중 1위였다. 군부 평균인 5.8%보다 무려 3.6배나 높았다. 주민 1인당 채무는 60만원으로 전국 군 단위 지역의 평균보다 2배가량 높았으며, 한 해 이자로만 30억원을 지불했다. 국가기관으로부터 차입한 3%대의 채무뿐 아니라 농협과 대구은행 등 시중 금융기관에서 빌린 6% 이상의 고금리 금융채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군은 전국 1위의 채무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군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안겨줬다.
특히 대규모 국'도비 보조사업과 자체 사업 등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선 군비 부담 여력이 수반돼야 하나 군비 부담 여력이 없어 지역의 명운을 결정할 미래 먹거리 마련에 차질이 생겼다. 아울러 13만 군민의 염원인 시 승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채무 상환이 반드시 필요했다. 시 승격이 되면 청사 마련 등 일시에 많은 재정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백선기 군수 "나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소"
백 군수는 취임 후 채무 굴레의 악순환을 끊고 시 승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임기 중 '채무 제로' 공약을 내걸고 재정건전화 로드맵을 마련해 빚 청산 작업에 본격적인 속도를 냈다. 군이 빚더미에 허덕이는 것은 선심성 사업 및 무분별한 각종 개발사업 추진이 그 원인이라고 보고, 자신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기득권을 내려놓으며 부채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칠곡군은 알토란 같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꼭 필요한 사업 등을 없애 무리하게 빚을 청산하는 식의 쉬운 길은 선택하지 않았다. 부채 상환을 위한 재원은 고질 체납세 징수, 낭비성 예산 감축, 행사 경비 절감, 선심성 보조금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마련했다.
특히 백 군수는 군수 관사를 매각해 확보한 현금 1억7천만원을 부채 상환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관사 운영비까지도 아꼈다. 또 해외 출장시 이코노미 좌석만 이용하는 등 단 한 푼의 여비와 각종 경비도 허투루 쓰지 않고 채무 상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칠곡군 공직자들도 부채 상환을 위해 각종 경상경비 10% 절감을 실천해 매년 8억원 총 48억원을 채무 상환 재원으로 활용했다. 또 각 부서별 분전반과 청사 내 LED 설치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등 비용 절감에 적극 동참했다.
이를 통해 군은 2012년 6% 이상의 시중은행 고금리 금융채 상환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부채 상환에 돌입했다. 2012년 140억원, 2013년 129억원, 2014년 163억원, 2015년 67억원, 2016년 84억원, 2017년 70억원, 그리고 2018년 60억원을 상환해 사실상 군비 부담 일반채무 제로 도시가 된 것이다.
칠곡군의 채무 제로화는 백 군수가 건전재정 운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불요불급한 예산은 절감하고 낭비성 행사를 최소화하는 등 행정적'재정적 개혁을 추진한 점, 그리고 공직자의 적극적인 동참과 13만 군민의 이해와 협조가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채무 상환으로 시 승격의 기반을 다지다
칠곡군은 지방채 상환에 따른 부족한 재원을 각종 공모사업과 중앙부처와 도청을 상대로 한 '세일즈 행정'을 통해 마련했다. 고질적인 악성 채무가 점진적으로 해소되자 대형 국'도비 사업이 본격적으로 유치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업비 488억원 전액을 국비로 지원받은 왜관3산단 진입도로를 비롯해 관호산성(130억원), 역사너울길(120억원), 꿀벌나라테마공원(107억원), 한미 우정의 공원(28억원), 박귀희 명창 기념관(111억원) 등이 국'도비를 지원받아 추진한 사업이다.
무엇보다 군은 향후 시 승격 시 필요한 의회 및 시 청사, 문화예술회관, 실내체육관 등의 건립 비용을 채무 제로를 통해 대비함으로써 시 승격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채무 제로 달성으로 그동안 채무 상환에 쓰였던 재원을 군민을 위한 정책사업에 투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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