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64) DGB금융지주회장의 사의표명에 따라 DGB금융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이 다음 달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경영권 승계 개시 시점, 지주'은행 분리 여부, 외부 인사 공모 여부 등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현안들은 '안갯속 형국'이다.
DGB그룹은 다음 달 2일 오전 11시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DGB금융지주'대구은행 통합 임시이사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 사내이사, 감사 등 14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DGB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박 회장의 사의 수용을 비롯해 박 회장이 후임 회장과 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직무를 유지할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대행체제로 이어갈지 등 경영권 승계에 관한 제반사항을 결의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DGB안팎에서는 이사회 이후 박 회장의 직무 유지 가능성을 희박하게 본다. 일주일 만에 은행장직에 이어 회장직까지 전격적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한 마당에 후임 CEO가 정해질 때까지 직무를 유지한다면 '후계 구도에 관여한다'는 비판을 또다시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 사외이사는 "노조 반대도 크고, 박 회장이 바로 사임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구참여연대도 30일 성명을 내고 "박 회장은 사퇴 표명만이 아니라 은행의 모든 업무로부터 당장 손을 떼고 물러나야 한다. 차기 행장 선임 등 어떤 조치에도 관여하지 말고 검찰수사에만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2일 이사회에서 박 회장 사의를 수용하고 곧바로 권한 대행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한대행은 등기임원인 김경룡 지주 부사장과 박명흠 부행장이 유력하다. DGB규정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경영 승계 개시 결정을 하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돼 '개시 결정 40일 이내' 후임을 선임하도록 돼 있다. 늦어도 5월 초까지는 그룹의 새 수장이 선임된다.
새 CEO를 현재처럼 지주회장 겸 은행장으로 할지,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할지 등 지배구조 문제도 2일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사들은 지주와 은행을 분리하는 추세지만, DGB그룹 상황과는 달라 분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DGB금융지주 계열사 중에서 대구은행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DGB가 '1은행 체제'인 반면 지주와 은행이 분리된 JB금융지주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2은행 체제'를 갖추고 있다. DGB 한 관계자는 "중앙 금융지주들이 산하 증권사, 생명사, 은행 비중이 고른 것에 비해 DGB는 대구은행 비중이 90%를 훨씬 웃돌아 분리 필요성이 낮다"고 했다.
후임 회장의 후보군은 다소 폭넓게 거론된다. DGB 출신 또는 외부 공모를 놓고는 의견이 갈린다. 우선 DGB 출신으로는 현직에선 김경룡 지주 부사장, 박명흠 부행장, 전직에선 노성석 전 지주 부사장, 임환오'성무용 전 부행장, 여기에 지주 자회사 사장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박 회장에 대한 비자금 조성 의혹 및 대구은행 채용비리 검찰수사가 엄중한 상황이어서 박 회장과 관련 있는 인사 선임은 다소 부담스럽다는 우려가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외부 공모 전망도 나온다. 지주회장과 은행장 분리 이유가 되기도 한다. DGB 한 사외이사는 "지주회장은 중앙 출신 인사가 맡아 정부와 금융당국을 상대로 긴밀한 역할을 해주고, 실무를 맡는 은행장은 DGB 출신으로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DGB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자본을 키워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런 와중에 외부에서 '낙하산 인사'가 온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 사정에 정통하고 주인의식 있는 자행 출신이 후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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