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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투자 모범규준 '유령주식'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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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協 자사주·배당 내용 누락…증권사 주먹구구식 주문처리 사고 일주일 지나도 '뒷짐'만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로 투자자 불신이 확산하는 가운데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 대표 기관인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 사고예방을 위한 '모범규준'을 허술하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모범규준에는 자사주나 배당 관련 내용이 아예 빠져 있어 증권사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서로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의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모범규준'에 자사주 등에 대한 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범규준은 과거 별개로 운영되던 '주문착오방지 모범규준' 등 4개의 모범규준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하나의 '금융투자회사의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모범규준'으로 통합됐다.

협회는 증권사들에 사고 예방과 고객 보호를 위해 모범규준을 참고해 회사 특성에 적합한 금융사고 방지 기준을 마련,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협회 모범규준에 관련 조항이 없다 보니 증권사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자사주 등 관련 주문 처리 방식을 갖춘 것이 화근이 됐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는 직원이 우리사주에 배당하면서 현금 대신 주식을 입고해 사고가 발생했다. 주문 한도가 설정되지 않아 28억 주나 되는 대량 주식 입고가 가능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배당을 앞둔 증권사 중 4곳을 사전 점검한 결과 배당시스템이 삼성증권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대신증권은 자사주 배당 관련 현금과 주식 배당 창구가 이원화돼 있다. 예컨대 현금 배당 창구에 주식 입고는 아예 처리되지 않는다. 미래에셋대우도 현금과 주식 배당 시스템 화면과 입력 코드가 다르다. 또 주식을 배당하더라도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므로 입력 실수를 하더라도 한도 이상은 출고 자체가 되지 않도록 돼 있다. 이런 내용이 자사주 배당 등에도 적용되도록 했다면 이런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대변자인 금융투자협회는 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째 '뒷짐'만 지고 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2월 초 취임 후 '디지털금융 혁신'을 야심 차게 추진하면서도 이번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대처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하는 15개 상장 증권사를 대상으로 우리사주조합 배당시스템을 일제 점검한다. 협회는 "애초 모범규준은 고객 위탁매매와 자기매매의 착오거래 예방을 위해 만든 권고안으로 자사주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회원사들과 시스템 현황을 점검하고 금융당국과 협력해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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