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30분 동안 사실상의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앞서 판문점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에 소나무를 심는 공동 기념식수 행사도 했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당시 체코'폴란드'스위스'스웨덴)가 임무 수행을 위해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습지 위에 건설한 다리다.
두 정상은 오후 4시 36분쯤부터 우리 측이 이번 회담을 앞두고 한반도기 색인 하늘색 페인트를 칠하고 T자형으로 구조를 변경해 새로 단장한 도보다리를 나란히 걸어 다리 끝에 있는 101번째 군사분계선 표식물을 함께 살펴봤다. 이후 표식물 근처 벤치에서 원형 탁자를 가운데 두고 1m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마주 앉아 오후 4시 42분부터 5시 12분까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북측 사진기자가 근접 촬영을 시도하자 자리를 비켜달라며 손짓을 하기도 했다. 두 정상이 그만큼 내밀한 대화를 나눈 셈이다.
이번 도보다리 산책과 벤치 회담은 우리 측이 다리 너비를 확장하는 등 정성 들여 준비하자 북측이 적극적으로 화답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보도 자료를 통해 "남북 분단의 상징이었던 군사분계선 표식물 앞까지 양 정상이 함께 산책을 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 정상이 배석자 없이 함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사실상 단독회담으로 도보다리가 '평화, 새로운 시작'의 역사적 현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군사분계선 위에 소나무를 심었다. 준비위는 "남북 정상이 정전 65년 동안 대결과 긴장을 상징하는 땅이었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었다"며 "군사분계선이 갈라놓은 백두대간의 식생을 복원하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함께 심은 소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반송'이다. 반송은 땅에서부터 여러 갈래의 줄기로 갈라져 부채를 펼친 모양으로 자라는 소나무의 한 품종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직접 삽을 들고 흙을 떴다. 공동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서 사용했다. 식수 후에는 문 대통령이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이 한강 물을 각각 뿌렸다. '합토합수'(合土合水)를 통해 남북 평화와 화합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파주 화강암으로 만든 식수 표지석에는 한글 서예 대가인 효봉 여태명 선생의 글씨로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귀를 새겼다. 이 글귀는 문 대통령이 직접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지석 아래 좌우에는 각각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이라는 두 정상의 서명도 들어갔다. 식수에 사용된 삽자루는 북한 숲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침엽수로, 삽날은 남한의 철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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