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린성주만들기] 자율적 환경 정화활동에 158개 주민단체 12개 선도기업 동참

들녘환경심사제·행복홀씨입양·클린선도기업 통해 참여

클린성주만들기는 세계적 명품 성주참외와 역사·생태자원의 보고인 성주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환경오염으로 신음하는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서 태동했다. 성주는 전국최고 명품참외 산지란 명성을 자랑했지만, 그 이면에는 전국 최다 폐보온덮개, 폐비닐 등 영농폐기물로 인해 농업현장은 불법 소각·매립 등의 환경문제로 속앓이를 했다. 특히 영농현장에 무분별하게 버려졌던 영농폐기물은 2012년 성주읍 전체가 침수되는 지역 최대의 재해 요인이 됐고, 이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군민들을 실의에 빠뜨렸다. 하지만 성주군민들은 다시 한번 힘을 냈다. 클린성주만들기의 대표적 현장실천 방안인 들녘환경심사제와 행복홀씨입양, 클린선도기업 활동을 통해 환경 문제를 타개하고 있고, 민간차원의 참여는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민간의 클린성주 '행복홀씨 입양사업'

성주군 성주읍 환경단체인 녹우리 회원들이 행복홀씨로 입양해 가꾼 성주체육공원 인근 소공원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녹우리 회원들은 순번을 정해 매일 공원을 돌보고 있다. 성주군 제공
성주군 성주읍 환경단체인 녹우리 회원들이 행복홀씨로 입양해 가꾼 성주체육공원 인근 소공원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녹우리 회원들은 순번을 정해 매일 공원을 돌보고 있다. 성주군 제공

행복홀씨 입양사업은 공원이나 지역명소, 도로 등 일정구간을 주민 또는 단체가 입양해 쓰레기 청소와 꽃가꾸기 등을 하는 것으로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자율적인 환경 정화활동이다. 민들레 홀씨처럼 행복을 세상에 전파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사업은 성주군이 추진하고 있는 클린성주만들기와 결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158개 단체에 6천241명의 주민이 참여중이다. 입양 대상은 하천이 48개소로 가장 많고, 공원·꽃길 45개소, 재활용동네마당 25개소 등의 순이며, 버스승강장과 골목길 등 다양하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성주군은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사업의 백미는 지역 사회단체와 주민 등 100여 명이 함께 가꾸는 '클린 희망공원'이다. 성주읍 대황삼거리의 이 공원은 성주군환경지도자연합회, 성주군이장상록회, 한국농업경영인성주군연합회, (사)성주군새마을회, 한국생활개선성주군연합회 등 5개 단체가 일정 구간을 입양해 자율적으로 정화활동과 꽃가꾸기 등을 하고 있다. 각 단체들은 행복홀씨 입양 MOU 체결하고 안내판도 설치했다.

이들 기관들은 장기 방치된 공간을 자발적 참여와 협업을 통해 야생화·영산홍·송엽국 등으로 단장하고, 나라꽃에 대한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무궁화 꽃도 식재했다. 단체 간 이해와 소통을 통한 상생과 화합의 지역 분위기 조성을 위한 클린 희망공원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클린성주만들기의 새로운 출발점과 명소 역할을 하고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클린 희망공원은 민들레가 작은 생명의 씨를 뿌려 주변을 아름답게 밝히듯, 클린성주만들기가 주민 속으로 스며들고, 주민 모두의 화합과 상생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담은 주춧돌 같은 공원"이라고 했다.

성주군 벽진면 농촌지도자회(회장 노의구)의 경우 지역의 운곡천을 행복홀씨로 입양했는데, 회원들은 수시로 운곡천 일대와 하구의 쓰레기를 말끔하게 정화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1회 이상 하전정화와 관리 활동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이 같은 활동상은 행복홀씨 입양사업에 참여하는 158개 단체 모두가 엇비슷하다.

◆농업현장의 클린성주 '들녘환경심사제'

성주군 들녘환경심사제 심사위원들은 농업보조 산청자의 영농현장을 방문해 참외작업장, 농장주변 부직포, 각종 영농자재의 불법 적치 등을 확인한다. 심사위 심의를 넘지 못하면 보조사업에서 제외된다. 성주군 제공
성주군 들녘환경심사제 심사위원들은 농업보조 산청자의 영농현장을 방문해 참외작업장, 농장주변 부직포, 각종 영농자재의 불법 적치 등을 확인한다. 심사위 심의를 넘지 못하면 보조사업에서 제외된다. 성주군 제공

성주군이 농작물 재배지 주변 환경보호를 위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들녘환경심사제는 각종 농업분야 보조사업 대상자 선정에서 농장 주변의 환경정비 상태를 점검해 높은 점수를 얻은 농장부터 최종 대상자로 선정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농업분야 보조사업자 선정 때 환경정비 상태를 심사해 깨끗한 들녘 조성과 클린성주만들기의 성공적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다.

2014년부터 시행된 들녘환경심사제는 5월말 현재까지 4천524농가가 참여했고, 119회 개최됐다. 조사료생산장비지원사업, 가축분뇨처리지원사업, 결혼이민자농가 소득증진지원사업, 참외선별기지원사업 등 심사 대상도 수십 가지를 넘는다. 올해 대상사업 규모는 11개 분야 123개 사업 197억 원 정도며, 들녘환경심사제 정착 때까지 운영한다.

성주군의 들녘환경심사제는 농촌 맞춤형 친환경 모델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청와대 국무회의장에서 우수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들녘환경심사제는 전국적으로 확산중이다. 정부가 이 시책이 전국적으로 전파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에 나선 것.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벌이는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폐부직포 재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해 연간 5억2천만 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고, 참외넝쿨 퇴비화 사업과 불량참외 액비화 사업은 환경부의 환경대상 최우수상과 경북도의 예산절감 효율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현장을 방문했던 환경대상 심사위원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클린성주만들기는 친환경 운동의 모범사례다. 전국적으로 이 같은 운동이 널리 확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주군 관계자는 "농촌 환경개선에 더욱 치중하고, 정부정책에 부합하는 시책발굴과 예산확보를 통해 전국적인 성공 모델로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함께하는 클린성주 '클린선도기업'

클린선도기업 관계자들이 간담회 후 클린성주만들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성주군 제공
클린선도기업 관계자들이 간담회 후 클린성주만들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성주군 제공

성주군은 클린성주만들기에 적극 동참하는 기업을 클린선도기업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클린선도기업에 선정되면 인증서와 인증패가 수여되고 중소기업 운전자금 융자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그러나 응모자격은 까다롭다. 지역과 기업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한 기업, 임직원들에게 클린성주 교육에 앞장서는 기업, 마을가꾸기 등 클린성주만들기에 적극 동참하는 기업만 응모할 수 있다. 특히 최근 3년 이내 환경관련법 위반으로 벌금이상의 처분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

현재 성주군 내에는 12개 기업이 클린선도기업에 선정돼 활동하고 있다. 성주군 제1호 클린선도기업인 ㈜모아(대표 송재동)를 비롯해 수미담(대표 도용구), ㈜도원환경(대표 윤혜경), ㈜목화표장갑(대표 백규현), 동우HST㈜(대표 정수진), 대양제면(대표 권호용), ㈜삼정특수고무(대표 유화순), 가야산종합식품(대표 김한희), ㈜케이엔테크(대표 구복순), 육일부직포공업(대표 여권택), 영진토목(대표 이영암), ㈜피다텍(대표 장성기) 등이다.

㈜모아는 사업장 외벽에 '클린기업 클린성주'라는 홍보패널을 설치해 주변에 클린성주를 홍보하고, 개모산마을 벽화거리 조성을 위해 사업비 300만원을 기부하는 등 클린성주만들기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유과 제조업체인 수미담은 참외저급과의 당액을 참외조청 및 유과제조에 직접 사용해 영농폐기물을 자원화하는데 기여했다. 목화표장갑, 도원환경, 동우HST는 사업장 주변 정화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은 물론, 성주군의 아름다운 마을가꾸기 사업을 위해 사업비를 기부하는 등 클린성주만들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케이엔테크는 대구에서 사업을 하다 2015년 월항면으로 사업장을 옮겨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월항면에 이웃돕기 성금 2천만원을 기탁했고, 영진토목은 클린선도기업 활동을 인정받아 이달 5일 제23회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성주군 관계자는 "클린선도기업의 적극적인 활동이 다른 기업들의 참여와 동참 분위기 확산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클린선도기업 참여 업체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연도별 클린성주들기 참여현황 (자료 성주군)
연도별 클린성주들기 참여현황 (자료 성주군)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대표 "클린성주만들기 성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주민들 주인의식 중요"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대표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대표

"클린성주만들기는 깨끗한 지자체 만들기를 넘어 거버넌스를 통한 국내대표 주민자치모델입니다. 이제 단순히 집과 마을, 농장 등을 깨끗하게 만드는 관주도형 자치모델에서 군민 스스로가 필요한 일들을 찾고 또한 해결책을 만들어 결론을 도출하는 주민자치형 모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운동개념에서 문화개념으로 발전해가는 단계입니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대표는 지자체장의 리더십과 공직자, 군민들이 합심해 만들어내고 성공시킨 클린성주는 성주군 변화의 밑거름일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의 교훈과 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지자체나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능동적인 주민자치모델이 클린성주만들기로 얻어지는 가장 큰 효과다. 깨끗한 농촌 성주, 생명문화의 중심 성주 등 지자체의 이미지를 새롭게 정립하고 있고, 이를 통해 성주군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군민들의 삶의 모습도 선진화 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는 새로운 단체장과 정책변화, 지원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어 클린성주만들기의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지속가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성주군의 계속적인 지원과 주민 스스로 클린성주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공론화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향후 계획과 방향을 군민들이 잡아나간다면 더 발전된 클린성주만들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린성주만들기의 성과는 성주군과 군민들이 생각하는 이상의 주민자치모델입니다. 이 성과들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더 가져야합니다. 클린성주의 에너지를 품은 군민이 많아질수록 성주군은 더욱 살기 좋은 지자체, 살고 싶은 지자체가 될 것입니다. 클린성주는 군민들의 생활과 성주군의 정책에 스며들어 주민자치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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