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18년 제4회 시니어 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햇반의 온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햇반의 온도

여호진

어둠과 형광불빛이 통성명을 하는 늦은 저녁

식탁은 벼랑도 없는 사막을 펼쳐놓았다

창문 밖으로 사람들이 유령처럼 흘렀다

나의 취항이 끼어들 틈이 없는 완벽한 레시피

뜨거움 속에 없는 온기를 찾아, 돌아서면

허기가 부풀어 오른다

풍경을 밀어낸 편의점 뒤쪽에서

면벽하는 내일이 된 시간

몸을 있는 대로 구겨 넣은 가파른 등에

방부된 푸른 불빛이 그렁그렁 파문을 그린다

허기의 집은 텅빈 유곽처럼 밤과 함께 깊어진다

피가 따뜻해지는 골목이 있었다

자꾸만 거짓말이 되어가는 오늘의 온도 말고

집밥이라는 말을 따라

조팝꽃처럼 퍼지던 식구들

기억 속의 집은 너무 멀어

발목을 내놓은 채 갇혀버렸다

입김처럼 흩어지는 만개한 적막

온몸에 오돌토돌 열꽃을 피운다

제풀에 익은 꽃이 물집처럼 터지고

늘 공복인 그림자가 뜯겨나간 손톱으로 밤을

할퀴며 선회 한다

꾸역꾸역 나를 파먹고 있다

한 세계를 욱여넣고도 속일 수 없는 허기로

밀폐된 바깥이 너무 멀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와 관련하여 여권 내부의 갈등을 비판하며 정당의 미래를 우려했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
추석을 앞두고 주요 먹거리 가격이 지난해보다 최대 37% 상승하며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1930억 원 규모의 농축수산...
경북과학대학교는 17일 파크골프지도자 과정 수료식을 개최하고, 수료생 22명을 중심으로 '칠곡파크원 동아리'를 출범시켰으며, 이들은 파크골프...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