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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무언의 살인마

양철원 원장
양철원 원장

회사원 A씨는 10년에 걸쳐 지속적인 체중 증가 이후 점점 심화되는 코골이 증상과 수면 중 숨이 막히는 무호흡증과 함께 최근에는 주간 졸림으로 일상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불편감을 호소하였다. 환자 수면 다원 검사상 코골이를 동반한 고등도 폐색성 수면 무호흡증으로 밝혀졌다.

코골이는 수면 중 호흡기류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좁아진 비강 및 인두 기도를 통과하면서 생기 기압차 때문에 이완된 연구개와 구개수구개 주위 구조물들이 진동하여 생기는 호흡 잡음을 말하게 된다. 코골이는 남성의 경우 20%, 여성의 경우 5%를 차지하며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남성 60%, 여성 40%까지 증가하게 된다. 특히 비만의 경우 빈도는 3배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코골이 증상은 타인의 수면을 방해하여 부부나 단체 생활에 지장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수면 무호흡이나 저호흡의 전초적인 문제로 작용할 수 있어 초기에 진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수면검사는 수면 중에 하는 수면다원검사와 주간기면증에 대한 객관적 검사로 시행하는 다중수면잠복기검사가 있다.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만으로는 단순 코골이와 무호흡을 감별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무호흡을 진단하는데 있어 수면 다원검사는 필수적이며, 이는 환자의 심각도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면 다원검사는 의사가 올바른 치료법을 선택하고 환자들에게 병의 심각성과 술 후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수술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시행한다. 또한, 수면 중 폐쇄가 일어나는 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다중 압력 카테터나 지속성 비강기도 양압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수면 다원검사는 시간이 많이 걸리며, 인력이 필요하고 병원에서만 행해지므로 반복해서 간단히 검사하기에는 환자에게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수면 무호흡 증후군으로 인해 발생되는 수면관련 호흡장애의 합병증으로 심폐혈관계, 뇌혈관계 합병증 및 대사장애 합병증 등, 많은 질환의 원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문제 인식이 증가함으로 인해 올해 7월부터 전면 건강보험 적용으로 확대되어 환자의 검사 문턱이 낮아지게 되었다.

코골이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법과 수술적 치료법으로 분류된다. 비수술적 치료법에는 보존적 치료, 약물치료, 지속적 양압기 등의 호흡 보조장치, 구강내 장치 등이 포함되며, 수술적 치료법으로는 다양한 비인두부 수술과 악안면 수술, 기관절개술등이 시행되고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치료 받지 않은 환자에서 무호흡-저호흡지수가 30이 넘는 사람은 사망률이 높으므로 이같은 환자에게는 가능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법을 선택하기 전에 우선 환자의 코골이 정도와 무호흡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고, 환자의 연령, 임상검사 소견과 직업 등의 사회적 여건들을 고려하여 치료법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정도가 심한 환자에게는 한 가지 치료법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여러 치료법들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어 치료를 받은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로는 대표적으로 비강 내 저항도를 해결해 주는 비강 수술과 목젖을 포함한 연구개 인두근의 쳐짐을 완화 시켜주고, 인두와 설근부 공간을 확장 시켜주기 위한 구개부 수술로 구개수구개인두 성형술, 설근부 수술, 이설근 전진술, 상하악 전진술 등이 있다.

이러한 수면 무호흡장애가 성인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수면 호흡장애는 소아에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3~12세의 소아에서 코골이 증상을 가진 환아는 10~25%이고 이중 10%정도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후군을 가지고 있다. 소아에서 수면무호흡이 조기에 진단되지 못하고 장기간 지속되면 성장 장애, 행동 및 학습 장애가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심혈관계 및 신경인지기능 발달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인 합병증이 발생한다. 소아기는 신경학적으로 매우 빨리 자라는 시기 이므로 수면무호흡이 없는 단순 코골이도 행동 및 인지 기능에 장애를 유발하여 수면무호흡증과 유사한 신경인지기능의 소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가역적이기 때문에 모든 소아에게 코골이 선별검사가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 대부분의 코골이 소아에서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되며, 수술적 치료는 수면 무호흡의 치료 뿐만 아니라 구호흡의 개선 및 악안면의 정상적인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되므로 무엇보다 빠른 조기 선별 검사가 중요하다.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기존에는 코골이는 단순히 생활 소음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병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무호흡증의 정확한 진단에 필수적이지만, 이제까지 비급여 검사로 환자에게 부담되는 고액의 검사 비용으로 검사가 널리 시행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면다원검사의 건강보험적용으로 검사의 접근성 및 대중성이 확대되게 되었다.

최근 주간 졸림 증상이 반복된다거나 주간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주변 가족의 코골이 인지 시 수면호흡장애를 꼭 의심해보고 적극적인 검사 및 그에 상응하는 조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도움말: 대구 더원 이비인후과 양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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