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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접촉 없이 동급생 추행 피해 지켜본 것도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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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추행 지켜봐 피해자 수치심으로 신체·정신적 피해 상당"

직접 신체에 접촉하지 않은 채 동급생이 다른 여학생을 추행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고법 행정1부(정용달 부장판사)는 최근 동급생의 추행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는 이유로 학급 교체 등 처분을 받은 것은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A군과 그 가족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대구고법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5월 대구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이 들어가 있는 남자화장실 대변기 칸에 동급생 B군을 따라 들어가 B군이 피해 여학생의 신체에 손을 대거나 자신의 벗은 몸 일부를 보여주는 모습을 지켜봤다.

해당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B군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고 피해 학생이 처벌을 원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전학 조치와 피해 학생에게 사과, 당사자 및 보호자 특별교육 이수 등 처분(본지 7월 10일자 10면 보도)을 내렸다. 아울러 추행을 지켜본 A군에게도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와 피해 학생 접촉·보복·협박 금지, 학급교체, 보호자 특별교육 등 처분을 받았다.

이후 A군과 가족은 학교 처분이 과하다며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학교장을 상대로 ‘학급교체처분 등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B군 제지를 받아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고, 두려움과 미숙한 판단 탓에 추행 사실을 미처 알리지 못했다는 주장이었다.

앞선 1심에서 대구지법 행정1부(한재봉 부장판사)는 “A군이 B군을 따라 피해 여학생이 있는 칸으로 따라 들어가 추행하는 장면을 지켜본 것은 B군이 행사한 학교폭력에 '가담' 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원고 측 주장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 학생이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추행 당했고 그 장면을 A군이 지켜봐 성적수치심과 모욕감으로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A군의 행동은 학교폭력예방법에 정한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교장이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게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범위 안에서 재량권이 있다고 할 수 있는 만큼 학교장이 내린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 한계를 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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