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동극장 경주브랜드 공연 '에밀레' 두 남녀 주인공 한성 씨와 서별이 씨

들끓는 쇳물 속으로 '에밀레'가 절규하듯 몸을 던지고, 월정교 위에서 이를 지켜보던 혜공이 오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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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의 '에밀레' 공연 남녀주인공 한성(왼쪽)·서별이 씨. 정동극장 제공

들끓는 쇳물 속으로 '에밀레'가 절규하듯 몸을 던지고, 월정교 위에서 이를 지켜보던 혜공이 오열하며 무너진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숨죽이며 공연에 녹아들고, 관객들은 애절하고도 숭고한 사랑 앞에 눈물을 훔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엑스포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공연에 5년째 주연을 맡은 남녀 배우가 열연 중이다. 주인공은 '천 년을 거스르는 사랑의 전설'을 주제로 펼쳐지는 '에밀레'의 혜공왕 역을 맡은 한성(35) 씨와 에밀레 역의 서별이(31) 씨다.
올해 5월 개막해 호평 속에 이어지고 있는 정동극장의 경주브랜드공연 '에밀레'는 8세에 등극해 22세에 요절한 신라 제36대 혜공왕과 에밀레종 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가상의 여인 '에밀레'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2년 '신국의 땅, 신라'부터 '에밀레'에 이르기까지 네 작품의 주연을 잇달아 맡고 있는 한성 씨는 2016년 '젊은 안무자 창작 춤판'에서 대상 및 안무상을 수상한 바 있는 주목받는 안무가이자 배우다. 그는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해 "'혜공'은 왕실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리라는 상제의 경고를 무시하고 태어난 왕으로 탐욕과 권력욕에 빠진 '융'으로부터 사랑하는 '에밀레'를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자 왕실 내 권력다툼에서 흔들리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혜공'을 표현하기 위해 "사랑을 할 때의 감정과 사랑하는 여인을 지켜내지 못했을 때 대비되는 감정을 진정성있게 표현하는 것과 왕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한성 씨의 모습에서 17년차 배우의 내공과 여유가 느껴진다.
2010년 뮤지컬 '춘향전'의 '춘향' 역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도약한 서별이 씨는 "에밀레는 천민신분 임에도 왕인 혜공과 사랑에 빠지는 연인이자 그를 위해 결국 자신의 목숨을 바치게 되는 비운의 여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맑은 영혼의 인물인 에밀레를 표현하기 위해 꾸밈없고 담백한 몸짓 표현, 시간이 흐르면서 나타나는 에밀레의 감정 변화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고 있다.
서별이 씨는 "서정적 정서와 애절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이 같이 울고 가슴아파하면서 함께 몰입하는 것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며 "전체적으로 공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캐릭터의 눈짓 하나, 손짓 하나에 집중하면서 함께 호흡한다면 공연에 더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재)정동극장이 네 번째 '경주브랜드공연'으로 선보이는 '에밀레'는 신라의 설화와 왕을 바탕으로 한 소재와 석굴암, 불국사, 월정교 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무대로 오직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퍼포먼스라는 특징을 극대화했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와 무대로 외국인 관객들의 호응도 기대하고 있다.
한성 씨가 대표로 있는 젊은 안무가 그룹 '미크맥소마 댄스 프로젝트'에서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 두 배우는 포부를 묻는 질문에 모두 "무용은 삶의 일부로 다른 고민 없이 행복하게 평생 춤추고 연기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두 배우는 "5년간 함께 주연을 맡아 호흡은 말할 나위 없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고의 공연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정동극장의 '에밀레'공연은 11월3일 경주대 운동장에서 열리는 '2018 함께걷는 왕의 길' 행사에 식전 공개행사로 20여분간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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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의 '에밀레' 공연 남녀 주인공 한성(왼쪽)·서별이 씨. 정동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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