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축구 팬들을 위한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막바지 내부 공사가 한창인 축구전용구장 포레스트 아레나(가칭·대구 북구 고성로)는 축구 팬뿐만 아니라 경기를 뛰는 선수까지 배려한 시설이 가득하다. 2019년 새로이 관객들을 맞이할 대구FC 전용구장에서는 하드웨어(경기장 외관)뿐만 아니라 응원 방식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도 대폭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대구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이 될 포레스트 아레나. 어떤 시설이 선수들과 축구 팬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축구 팬을 위한! 축구선수를 위한!
*포레스트 아레나 방문기(내년 첫 경기를 관람하는 가정문 형식입니다)
▶대구FC 최초 축구전용구장
2019년 3월 9일.
대구에 새로운 축구장이 문을 열었다. 내가 축구를 응원하기 시작한 건 2002년 대구 월드컵 경기장(현. 대구 스타디움)에서 3, 4위전을 직접 관람한 후부터다. 남들은 실망스러운 경기라고 했지만 현장에서 끝까지 열심히 뛰는 선수를 보면서 내 가슴도 뜨거워졌다. 때마침 대구에 연고를 둔 축구 클럽이 생긴다는 건 골수 야구팬이던 내가 자연스레 축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계기가 되었다.
그 후 15년, 대구 축구 팬들에겐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대구FC 선수들이 축구전용구장이 아닌 종합운동장에서 홈경기를 치른다는 것이다. 축구 전용구장에는 경험해 본 사람들만 아는 희열과 박진감이 있다. 관중석과 필드 사이가 20m가 넘는 대구 스타디움에서는 느낄 수가 없어 아쉬웠다. 그래서 포레스트 아레나의 개장이 더욱 반가웠고 벅찬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았다.
▶관중 친화적 경기장
새로운 경기장은 관중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특히 선수 벤치 박스가 관중석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매립식으로 설치되어 있다. 벤치 박스는 필드 위에 간이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벤치는 안전바 하나를 두고 관중석과 붙어 있다. 오늘 내가 앉은 맨 앞자리는 코치진과 선수들이 바로 앞에 있어 마치 앞뒤로 앉아 함께 관람하는 기분이 들었다. 관중석과 필드 거리가 7m라고 들었을 때는 실감 나지 않았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가까웠다. 선수들이 볼 싸움을 할 때 몸이 부딪치는 소리, 잔디를 가르며 필드를 달리는 소리까지 다 들렸다. 교체 선수가 벤치 박스로 들어올 때는 거친 숨소리까지도. 필드에서 오가는 박진감이 그대로 전해져 순간 나도 가슴이 뜨거워졌다. 축구를 보는 내내 흥분되고 몸이 들썩거렸다.
▶가수 'QUEEN'의 콘서트에 온 듯한 응원법
포레스트 아레나를 찾는 최고의 묘미는 단연 단체 응원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 록 밴드 QUEEN이 악기 대신 관객의 박수와 발소리로 멜로디를 만들어 관객 호응을 이끌어낸다. 대구FC 홈경기를 찾는 관중들은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새 축구장 관람석 바닥은 알루미늄 재질로 되어 있어 발을 구르는 소리가 웅장하게 울려 퍼진다. 대구FC 구단은 바닥 재질을 십분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응원법을 개발했는데 압권이다. 경쾌한 응원이 홈팀 선수들에게는 힘이 되고 상대방에겐 위압감을 주는 응원법이다. 오늘 경기를 보는 내내 바닥을 치며 응원하는데 나도 대구FC 선수가 되어 필드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경기 때는 스탠딩 응원석에도 가 볼 예정이다.
부대시설도 아주 훌륭하다. 2층에는 대구FC의 변천 과정을 볼 수 있는 '대구FC 역사관'도 있다. 역사관에는 2003년 창단 당시 선수들이 착용했던 유니폼과 깃발 그리고 해트트릭 공 등이 있었다. 지난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조현우 선수가 당시 착용한 유니폼과 장갑도 전시되어 있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투어도 진행된다고 하니 친구들과 꼭 와봐야겠다. 평소에는 보기 힘든 내부 시설이나 대구FC 선수들과 만날 기회도 주어진다고 한다.
▶최고의 접근성과 부대시설
새로운 구장은 장점이 많다. 전국 대부분의 축구장이 시 외곽에 위치한 반면 포레스트 아레나는 거의 중심가에 있어 접근성이 아주 좋아졌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대구역과 3호선 북구청역은 물론 시내버스 12개 노선이 지난다. 위치나 교통편이 크게 개선되어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인근이 주거단지라 그런지 대구 스타디움과 달리 1층 상가에 편의시설이 많다. 반경 500m 거리에 대형마트가 3개나 있는데 시간이 넉넉할 때는 여길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포레스트 아레나에는 둘러볼 곳이 너무 많아 하루가 부족했다. 좌석 종류도 스탠딩, 좌석, 테이블식부터 오늘은 가보지 못했지만 맥주를 보며 즐기는 펍(Pub)도 있다고 한다. 포레스트 아레나는 대구 축구 팬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대구FC 선수를 위한 최고의 시설
현재 대구FC의 홈구장인 대구스타디움은 종합운동경기장이다. 축구전용구장이 아니기 때문에 축구선수들에겐 적합하지 않은 시설이 많다. 특히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좁은 라커룸이 다용도실로 변했다. 선수들은 라커룸 안에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우레탄으로 된 육상 트랙 위에서 몸을 풀었다.
대구 스타디움과 비교해 포레스트 아레나의 선수 이용시설은 규모뿐만 아니라 시설 면에서도 매우 훌륭하다. 3배 이상 넓어지는 라커룸에는 인조잔디 워밍업 공간이 설치된다. 실내 인조잔디는 가로세로 각각 17m, 10m로 페널티킥 연습이 가능할 정도로 넉넉하다. 편의시설도 대폭 늘어난다. 현재 2평에 불과한 물리치료실은 6배 규모로 커진다. 마사지 베드도 6개로 늘어나 간단한 물리치료는 물론 선수들의 충분한 휴식공간이 마련되는 셈이다. 샤워실에는 대형 냉탕이 있는데 경기 중 선수들이 갑작스러운 외상을 입을 때도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포레스트 아레나에는 선수의 사기를 끌어 올릴 요소들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임대로 사용하던 대구스타디움에서는 볼 수 없던 대형 엠블럼이 라커룸 바닥과 선수 대기 장소에 새겨진다.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입장하기 전 대기 공간에는 팬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우리가 대구다!'(미정)라는 문구가 걸릴 예정이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느끼는 동시에 긴장감을 최고조로 가지고 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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