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떠나지 못한 그대를 위한 비상구! 배낭여행

◈ 떠나자! 길 잃을 만큼 멀리
급변하는 남북관계와 철도연결로 상상과 꿈이 현실이 되는 시베리아횡단열차 여행과 한 달이 넘었던 뜨거웠던 남미 여행을 게재한지가 2년이 되었다. 아름다운 여행지에서의 꿈과 모험, 도전과 내일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를 펼쳤다. 지구 반대편에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신비로운 유적들, 아름다운 호수와 끝장나게 멋진 대자연들이 나를 놀라게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가슴에 상상의 여행지를 새기며, 나만의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새로운 여행의 음모를 싹틔우고 있다.
여행에서 돌아와 언젠가 홍콩 공항에서 보았던 여행자들에게 던지는 커다란 간판 메시지, where do you see your self next year? 이 한마디가 다시 떠올랐다. 한 달이 넘는 기간도 너무 짧고 아쉬웠다. 물론 나는 영원한 보헤미안이 되어 어디론가 또 떠나리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간과 돈 그리고 언어문제로 주저하지만, 그것은 여행을 안가기 위한 핑계거리를 찾는 것이라고 일축한다. 돈과 시간은 이제 더 주저하기에 기다려 주지 않는다. 지금 떠나고 싶다면 당장 배낭을 꾸리면 된다. 언어는 여행을 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단어와 바디랭귀지면 충분하다. 스페인어를 전혀 못하는 나도 아무 불편 없이 한달 넘게 무사히 남미를 다녀왔다.
◈ 철저한 사전준비 만족 예약
배낭은 가볍게 떠나야 한다. 무거운 배낭은 배낭여행의 최대의 적이다. 꼭 필요한 물품만 챙기는 것이 좋다. 필요한건 언제든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다. 배낭은 항상 조금 비워두는 것이 현명한 여행이며, 빈 공간은 현지에서 예상 못한 경험들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배낭여행은 지역과 일정에 따라 목적지를 정하면 여행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여행지의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짧고 편한 이동 동선과 예측 가능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계획을 세운다. 항공권은 인터넷에서 클릭하면 반짝 세일, 경매 등 할인 항공권을 구입한다. 비행기 값의 고도는 천차만별이다. 먼저 손품을 팔아야 하고 가급적 빠른 일정확정으로 빨리 사는 것이 저렴하다. 여행지의 숙소는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예약이 불가한 여행지는 도착해서 공항이나 터미널 대합실의 안내센타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가장 먼저 여행지의 정보수집 후 여권과 비자 준비, 여행경비 산정이다. 때로는 돈을 가볍게 써 보자. 배낭속에 돈을 넣어 짊어지고 가는 여행이 배낭여행이기도 하다. 입장료 아끼려고 아르헨티나 문화의 핵심인 탱고를 비싸다고 보지 않고 부에노아이레스의 밤은 볼 것이 없다는 여행자는 배낭족 자격이 없다.
즐거운 배낭여행의 시작과 끝은 건강이다. 이를 위한 소독제와 붕대, 반창고, 응급 키트를 준비한다. 진통제와 설사약, 소화제등 의사처방 없이 구할 수 있는 것과 열대지방의 경우 햇빛 차단제와 곤충기피제도 준비한다. 휴대폰의 사용은 해외 체류기간에 따라 전화나 문자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로밍을 하고, 로밍보다 저렴한 현지에서의 유심카드 구입을 추천한다.

◈ 낯선 세계에서 찾는 삶의 향기
현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간단한 말을 익혀서 가면 현지인과 마음을 틀 수 있는 소중한 도구가 되기도 하다. 여행자나 현지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험자의 추억은 무엇보다 값지고,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따끈따끈한 정보다. 따라서 여행중간 중간에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홀짝이며, 세상을 관조하며 여행자들과 여유를 가지는 쉬는 시간을 가지자.

여행 중 엽서를 보내면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과 여행의 맛을 공유하게 된다. 나는 새로운 여행지에 닿을 때마다 그곳에 섰을 때 떠오르는 사람들과 나에게 엽서를 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여행의 한 과정이 되었다. 여행지 각국의 우체국과 우체통을 찾아서 엽서를 보낼 때의 즐거움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과연 제대로 받아 볼 수 있을까? 각 나라마다 색깔과 모양이 다른 우표와 소인 그리고 우체통은 또 다른 인증 샷을 하게 한다.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는 즐겁다. 그간 고생한 자신을 즐겁고 행복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나만의 여행이기에 마음껏 변덕을 부릴 수도 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묘한 운치가 있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내게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다. 천만에, 여행자들은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혼자 떠난다. 솔로 여행은 덤으로 자유, 불안, 새로운 만남과 용기 그리고 생각지 못한 해프닝과 감동을 안겨 준다. 나에겐 여행지에서 만나는 이방인 친구가 있고,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와 유적의 친구들이 항상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 여행의 바이블 나만의 여행수첩
나는 나만의 여행수첩을 여행시마다 한권씩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 수가 80여권을 넘어서고 있다. 여행수첩은 언제나 보고 쓰기가 편리한 기자수첩에 전면으로 여행스케쥴과 여행준비물 리스트, 여행지의 한국대사관과 영사관의 연락처, 여행지의 환율, 숙소의 주소와 룸 리스트, 일자별 세부여행일정 순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뒷면으로는 여권과 비자복사본, 항공e티켓, 숙소 바우처와 위치도, 주요전화번호와 주소, 여행지의 대중교통편과 도시철도 노선도 등이 부착되어 있다. 그 사이에는 여행일기를 작성하는 나만의 여행수첩은 내 여행의 바이블이 되고 있다.

여행지의 성격에 따라 예쁜 노트와 여행품 세트, 하회탈 링타이, 볼펜등 다양한 선물을 준비해서 도움을 받은 고마운 분들께 선물로 주기도 하고, 만나는 어린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치한을 만나 요구품을 대신하여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또 여행정보도 충분히 담겨 있으면서 문화향기 진한 책 한두 권을 배낭에 담으면 여행의 감동은 두 배로 늘어난다. 작은 선물과 책 한 두
권의 부피를 훨씬 뛰어넘는 감동으로 여행을 가득 채워준다.
꿈을 이루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배낭여행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그동안 삶에 빠져 떠나지 못한 그대를 위한 비상구다. 낯선 세계와의 조우를 위한 제일 큰 힘은 자신감이니 길을 잃을 만큼 멀리 지금 떠나라. 아직도 세계는 넓고 갈 곳이 너무 많다. 정말 중요한건 돈과 시간이 아니라 나만의 도전을 찾아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용기와 믿음이다.(끝)
안용모 자유여행가 · 전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
ymahn1102@hanmail.net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예성강 방사능, 후쿠시마 '핵폐수' 초과하는 수치 검출... 허용기준치 이내 "문제 없다"
與 진성준 "집값 안 잡히면 '최후수단' 세금카드 검토"
[르포] 안동 도촌리 '李대통령 생가터'…"밭에 팻말뿐, 품격은 아직"
안철수 野 혁신위원장 "제가 메스 들겠다, 국힘 사망 직전 코마 상태"
이재명 정부, 한 달 동안 '한은 마통' 18조원 빌려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