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안동댐 상류지역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매일신문 2017년 7월 4일 자 2면 등)의 원인이 결국 미궁에 빠졌다. 환경당국이 원인 규명을 위해 올 한 해 연구용역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한 채 용역을 마무리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지난해 말 안동대 연구팀에 의뢰, 1년간 '안동댐 물고기 폐사 원인 분석 및 관리 방안 연구용역'을 한 결과, '중금속에 의한 물고기 집단폐사 가능성은 작다'는 결론이 나왔다. 안동댐 호수 내 퇴적물의 중금속 농도가 임하댐보다 훨씬 높지만 폐사한 물고기와 정상 물고기 체내의 중금속 농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게 연구진의 얘기다.
지난해 7월 3일 안동댐 상류 지역에서는 떡붕어 등 물고기 수백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는 등 이후 한 달간 물고기 1만7천여 마리가 죽었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들은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와 안동댐 상류 폐금속 광산에서 쓸려 내려와 안동호 내부에 쌓인 중금속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폐사 원인에 대한 정부의 정밀 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대구환경청은 안동댐 물고기 폐사 관련 연구용역에 들어갔고, 최근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발표 자료를 내놨다.
연구진은 세균에 의한 병사 가능성도 살폈지만, 각종 물고기 전염병을 일으키는 원인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중금속이나 물고기 전염병이 폐사 원인이 아니라는 결론은 얻었으나 '왜 폐사했는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물음표만 남긴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앞으로 해야 할 더 많은 과제만 쌓였다.
연구진은 어류, 생태, 환경 등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퇴적물로부터 물, 어류로 이어지는 중금속 이동 경로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호수 내 작은 생물부터 물고기, 조류 등 먹이사슬 내 중금속 이동 경로 역시 분석 대상이라고 봤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안동댐 내 퇴적물의 중금속이 물고기 생태와 먹이사슬에 미치는 영향 등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은 게 성과라면 성과"라고 했다.
한편, 폐사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지만, 안동댐 내 물고기 체내에서 중금속이 발견된 만큼 '식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태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회장은 "안동호에 사는 떡붕어 살에서는 식용 기준 이하의 중금속이 나왔지만, 내장에서는 매우 높았다"면서 "내장에 쌓인 중금속이 시간이 지나면 육질에도 흡수될 수 있다. 특히 떡붕어로 엑기스를 만들 때 내장을 빼지 않을 수도 있으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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