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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다문화 2.0 시대 열려…대구경북은 작은 지구촌

매일신문은 2008년 신년 기획으로 '다민족-다문화 사회' 시리즈를 24회 연재,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당시에는 다문화라는 말이 생소했을 정도로 이주자들에 대해 무관심했고, 무지했습니다. 2008년 당시 경북에만도 한 해 2천여 명이 시집을 왔습니다. 급작스레 늘어나는, 피부색과 말이 다른 외국 새댁들을 받아들이는 데 상당한 진통이 따랐습니다.

하지만 매일신문과 대구시, 경북도는 차근차근 다문화 정책을 만들고 다듬었습니다. 이제는 다른 시도가 배워갈 정도로 대구경북 다문화 정책은 잘 뿌리내렸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에 대한 우리들의 시선과 인식이 아직 많이 모자란 게 사실입니다.

매일신문은 외형적 정책을 넘어 다문화 이웃의 마음까지 보듬을 수 있는 '다문화 2.0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지난달 3일 영남이공대에서 열린
지난달 3일 영남이공대에서 열린 '2018 컬러풀대구 다문화축제'에서 다문화 가족들이 명랑운동회에 참가한 소속팀을 응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매일신문 DB

다문화 2.0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구 동성로에는 다양한 국적의 음식점 간판이 빼곡이 들어섰고 달서구 외국인 거리, 북부정류장 외국인 상권 등 대구경북 곳곳에 다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다. 더 이상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 낯설지 않다. 남북교류가 본격화되면서 머지 않아 같은 말을 쓰는 한민족 간 다문화 사회도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구경북에 꽃피는 다문화

대구경북은 이미 작은 지구촌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8년 11월 현재 결혼이민자 8천815명, 외국인 노동자 1만219명, 북한이탈주민 668명이 대구에 살고 있다.

경북에서도 결혼이민자 1만3천990명, 외국인 노동자 2만6천283명, 북한이탈주민 1천90명이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지난 10월 4일 대구 달서구 웃는얼굴아트센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지난 10월 4일 대구 달서구 웃는얼굴아트센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2018 희망달서 큰 잔치'에서 다문화 퍼레이드가 열렸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다문화가족이 각 국가별 의상을 입고 국기를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다문화 커플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 결혼한 전국 신혼부부 100쌍 중 8쌍이 다문화 커플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7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전국 신혼부부 26만4천455쌍 가운데 다문화 커플은 2만1천917쌍(8.3%)으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다문화 커플 비율은 경북 8.4%(1만2천362쌍 중 1천43쌍), 대구 6.4%(1만1천581쌍 중 743쌍)로 나타났다.

대구의 경우엔 전체 결혼 건수가 2016년 1만2천362쌍에서 2017년 1만1천581쌍으로 줄어들었음에도 다문화 커플 비율은 오히려 0.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인 간 결혼은 줄고 다문화 결혼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대구지역 다문화 가정 출생아 수도 2016년 677명에서 지난해 695명으로 2.7% 증가했다.

대구경북에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강혜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추세가 과거부터 이어지면서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지원은 비교적 체계화돼 있다"면서 "앞으로는 결혼이주여성만을 위한 다문화 정책이 아닌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과 함께 통·번역 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문화 2세도 무럭무럭 자라

대구경북 다문화 가정 2세(2018년 11월 기준)는 모두 2만99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대구 다문화 2세가 7천269명으로 경북엔 미치지 못한다. 대구는 남아와 여아가 각각 절반씩을 차지해 비슷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 만 9세 이하의 아이들이 각 연령대에서 500명을 훌쩍 넘는 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의 다문화 가정이 10년 전후에 본격적으로 형성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만 18세가 84명이나 되고, 17세와 16세 각각 104명, 16세도 117명이나 돼 조만간 대학 진학이나 사회로 진출하는 다문화 2세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 마찬가지다. 경북의 다문화 2세 자녀는 1만3천721명으로 만 3세 이하가 3천693명, 만 4~6세 3천388명, 만 7~12세가 5천44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만 13~15세는 798명, 만 16~18세는 394명이다.

장흔성 경북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대구경북에 본격적인 다문화 시대가 열린 지 10년이 지났고, 그 가정에서 태어난 2세들도 곧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어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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