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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에 얽힌 이야기 ⑤ 상드의 보살핌이 탄생시킨 쇼팽의 왈츠곡 '강아지 왈츠'

강아지의 움직임을 모티브로

피아니스트 쇼팽은 항상 허약한 몸 때문에 우울하고 소극적인 삶을 살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곡들이 시적이고 서정적이며 슬픈 느낌을 준다.

그런 쇼팽이 밝은 분위기의 왈츠를 여러 곡 작곡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곡이 '강아지 왈츠'이다. 강아지가 제 꼬리를 물려고 빙빙 도는 예쁘고 익살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한 이 곡은 귀여운 강아지를 소재로 한 데다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 덕분에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고 어른들도 쉽게 들을 수 있어서 쇼팽의 왈츠 중 가장 친숙하다. 이야기를 듣고, 음악을 들어보면 강아지가 자기 꼬리를 물기 위해 계속 돌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 곡은 연인 상드와 함께 지내던 시기에 작곡했다. 당시 상드는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마당에서 강아지가 꼬리를 따라서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했다. 쇼팽은 상드를 보면서 강아지의 움직임을 노래로 표현해보면 재밌겠다고 생각해 이 점에 착안해 작곡했다. 그래서인지 그 곡을 들으면 빠르게 오르락내리락하는 피아노 선율 속에서 당황한 강아지의 약간 엉성한 발걸음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오르곤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무심코 넘겼거나 그냥 웃고 말았을지도 모르는 강아지의 모습에서 쇼팽은 새로운 악상을 떠올렸고, '고양이 왈츠'와 함께 동물을 음악으로 나타낸 대표적 작품을 세상에 남겼다.

강아지가 도는 모습은 악보에서 재밌게 묘사되고 있다. 트릴(음악에서 중요한 꾸밈을 일컫는 것으로, 악보에 쓰여진 음과 2도 차이 나는 음 두 음을 빠르게 반복하는 꾸밈음)과 함께 한 부분을 계속 맴돌고 있는 듯한 선율로 시작한다. 긴 트릴은 4마디 12박자 동안 천천히 작은 소리의 트릴로 시작하다 다시 주제가 시작하기 전 빠른 크레센도의 느낌을 낸다. 이어 주제는 더 강하게, 유쾌하고 명랑한 멜로디를 이끌어내다 3 옥타브를 화려하게 내려오면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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