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척추·관절클리닉] 어깨 펴고 삽시다.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 원장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 원장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 원장

얼마 전 진료실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어깨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였다. 우리지역 의료기관에서 MRI 등으로 회전근개 부분파열을 진단받고 1개월 정도 치료하다가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타지역 의료기관으로 가 치료를 받았다. 그래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방문한 분이었다.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우선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아 보였고 지역 내 다른 병원에서도 같은 소견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타지역 의료기관에서는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태이고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여러 동료의사들과 의논을 하였고 수많은 저널을 다시한 번 찾아 보았다. 알고 있는 치료 방법과 순서가 바뀐 것은 없었다. 이에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상황을 한번 더 설명을 해드리고 치료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미 환자는 지역 내의 진료를 썩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으시면서 진료실을 나섰다. 진료실 밖을 나가시는 환자를 보면서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 고향 대구는 보수적인 색체가 강한 도시라고 알고 있다.(정치적 성향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 만큼 치료에 있어서도 다른 지역 못지않게 훨씬 더 원칙을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이에 걸맞게 많은 학술단체 등에서 노력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또한 지역적 특색을 감안해 치료방향을 정할 때도 상당한 신경을 써서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려하고 세련됨에 이끌려 지역을 떠나 치료를 받기로 결정하시는 분들도 심심치 않게 보고 있다.

회전근개의 부분파열의 경우는 그 치료방향이 다른 어깨의 질환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어렵고 까다롭다. 단순히 보존적 치료를 할 것인가 아니면 수술적 치료를 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파열된 부위 및 정도를 보고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또한 환자의 나이, 일상생활 수행 정도 및 욕구도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수술적 치료를 실시하기 전에는 약물 또는 주사를 이용하는 통증치료와 스트레칭을 통한 관절운동 및 어깨주위 근육강화운동 등을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어깨 회전근은 그 특성상 일단 파열이 되면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치유되거나 붙지는 않는다. 따라서 당장 수술적 치료가 필요치 않아고 하여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며, 오히려 통증조절이나 재활치료 등의 보다 적극적인 비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런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그 정도와 부위를 고려하여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게 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치료하기가 까다로운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어깨의 회전근개 부분파열이다.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서 신속함도 필요하지만 고지식함 또한 중요한 항목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내 고향 대구는 아직까지 사람냄새가 나는 정말 살기좋은 도시이다. 누가 뭐래도 나는 이 대구를 사랑한다.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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