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주민(43·남) 씨는 3년 전부터 당뇨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기는 증세가 나타났다. "뭐, 별일 아니겠지?" 하며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혈당조절이 잘 안 되어서 대학병원을 찾았더니, "콩팥이 안좋다… 만성콩팥병이 의심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만성콩팥병이 뭐지?" 궁금증이 생겼다.
윤영득 신&장 내과 원장은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 수는 460만명(10.6%)으로 성인 9명 당 1명꼴로 당뇨병(11.3%) 다음으로 많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혈압(88%), 당뇨병(86%), 천식(84%) 등 비하면 질환인지도는 67%로 낮다.'고 말했다. 신장(腎臟)을 뜻하는 콩팥은 그 생김새가 콩 모양에 팥색을 띈다고 해서 지은 우리말이다.


▶ 성인의 9명 중 1명이 만성콩팥병?
콩팥은 90% 가까이 기능이 떨어져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특히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라도 무심코 흘려 버려서는 안 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야간뇨다.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두세 차례 일어나게 된다.
또한 잦은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빈혈, 아침에 주로 눈 부위가 푸석푸석함, 한밤중의 근육 경련, 발과 발목의 부기, 팔다리 감각이상, 빈혈 등이 생긴다.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도 나타난다.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콩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콩팥 손상이 있거나 콩팥 손상여부와 관계없이 사구체여과율이 3개월 이상 1분당 60mL 이하로 감소했을 때이다. 콩팥의 기능 이상은 단백뇨, 혈뇨와 같은 소변의 이상 혹은 사구체여과율 저하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만성콩팥병은 사구체여과율 감소 정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하며, 각 단계별로 관리와 치료가 달라진다. 만성이라는 진단은 3개월 이상 지속된 콩팥 기능저하를 확인할 경우 내려진다. 갑자기 콩팥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급성신손상이라고 부른다.

▶ 사구체여과율과 단백뇨가 중요하다
당뇨병이 장기적으로 콩팥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친다. 투석 치료 환자의 절반은 당뇨병에 의한 것이다. 만성콩팥병을 앓으면 대부분 고혈압도 생긴다. 30세 이전이나 50세 이후에 고혈압이 생겼다면 만성콩팥병 때문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는 정기적으로 소변과 혈액검사로 콩팥 기능을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콩팥에 병이 생기면 심혈관계 역시 나빠진다.
만성콩팥병에서 사구체여과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단백뇨이다. 단백뇨의 양과 종류에 따라 콩팥질환의 증상과 예후가 달라진다. 소변 검사에서 정상적으로 검출되는 단백뇨의 양은 하루 150 mg 미만 입니다. 단백뇨의 양에 따라 A1 (하루 150mg 미만), A2 (150~500mg), A3 (500mg 이상)로 나눌 수 있다. 단백뇨의 양이 많을수록 만성콩팥병이 급속히 진행하며, 각 단계에서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윤 원장은 "한번 나빠진 콩팥 기능은 쉽게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도 "만성콩팥병은 흔하고 위험하지만 치료 가능한 병이기에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한다면 투석까지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만큼 평소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싱겁게 먹고, 단백질은 조금만!
콩팥병 환자는 싱겁게 먹어야 한다. 과다 섭취한 소금(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려면 콩팥 사용 혈액의 3분의 1이나 투입해야 한다. 나트륨은 고혈압과 당뇨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한국인은 하루 10g 이상 소금을 섭취하기에 콩팥병 초기 환자는 되도록 가급적 소금을 먹지 않아야 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대개 거품이 섞인 단백뇨가 나온다.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므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오히려 반대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단백뇨가 많아져 콩팥에 독이 될 수 있는 탓이다. 현재 한국인의 단백질 섭취량은 권고 수치를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다. (권고치: 남성 19~49세 하루 55g, 50세 이상 50g/ 여성 19~29세 50g, 30세 이상 45g)
콩팥이 나쁜 사람에게 무리한 운동은 특히 금물이다. 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손상되고 이곳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콩팥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콩팥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dL 당 5mL 이하인 경우는 운동을 해도 되지만 그 이상이면 아예 운동을 삼가야 한다. 콩팥 질환자는 걷거나 의자에 앉아서 하는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등 큰 근육을 리듬 있게 움직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윤 원장은 "여성이 임신을 하면 콩팥이 더 많은 기능을 하게 되기 때문에 만성콩팥병 환자가 임신을 계획하려면 이런 점을 잘 이해하고, 임신 전부터 분만 이후까지 임신 합병증 발생과 콩팥 기능 보호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윤영득 신&장 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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