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라고 하면 얼핏 떠오르는 이미지가 냉철, 단호함이다. 범죄자를 조사하고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차갑고 예리한 인상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검사 대부분이 그런 인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만 해도 냉철함보다는 자부심이 지나쳐 거만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검사라는 특권에 도취한 이들이 많아 권위 의식과 자존심도 대단했다. 요즘은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퇴색됐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 검찰 조직 특유의 보수성과 폐쇄성 때문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고 하니 예전 검사의 이미지와 겹쳐진다. 황 전 총리는 전형적인 공안검사 출신이다. 이 때문인지 그의 인상은 단정·냉정하고 침착해 보인다. 사석에서도 말수가 적고 실수를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TV에서도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 웃지 않으니 아직까지 검사 티를 벗어던지지 못한 듯하다.
그의 색깔은 보수 우익이다. 검사 시절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냈고, 법무부 장관 시절 애국심·애국가를 강조한 것을 보면 극우 성향에 가깝다. 초임 검사 시절 야간 신학대학을 다녔을 정도로 열성적인 기독교인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이념과 가치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징집 면제자'라는 점이다. 애국심과 국가 중심의 이념을 가진 정치인이 '담마진'(두드러기 비슷한 피부병)이라는 질병으로 1980년 신체검사를 받고는 바로 민방위대원이 됐다. 그 뒤 자연스럽게 완치됐는지 '담마진'의 재발 소식은 없다.
황 전 총리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안부 검사, 박근혜 정권 마지막 총리, 징집 면제자, 기독교인, 보수 우익 등이다. 그가 시대정신, 국민감정과 어울리는 인물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당은 황 전 총리 입당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제 '비박' '반박'이 아니라 '친황'이 대세라고 하니, 단숨에 '보수의 선두주자'로 부상했음을 알 수 있다. 대권 도전에 나선 황 전 총리가 성공할 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한국당의 개혁은 실패했음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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