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사강의 LIKE A MOVIE] 극한직업

영화
영화 '극한직업'

*관련영화: #바람바람바람 #스물 #스몰타임크룩스

*명대사: "소상공인들, 다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들이야!"

*줄거리: 불철주야 달리고 구르지만 실적은 바닥, 급기야 해체 위기를 맞는 마약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팀의 맏형 고반장은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장형사, 마형사, 영호, 재훈까지 4명의 팀원들과 함께 잠복 수사에 나선다.
마약반은 24시간 감시를 위해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창업을 하게 되고, 뜻밖의 절대미각을 지닌 마형사의 숨은 재능으로 치킨집은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수사는 뒷전, 치킨장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마약반에게 어느 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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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영화 극한직업이 그렇게 웃기다고 한다. 유쾌한 영화를 보고싶던 차에 극장을 찾았더니, 소문대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이병헌 감독의 전작 영화 '스물'과 '바람바람바람'을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 이 영화에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극한직업은 이병헌 감독 표 코미디가 잘 살아있는 작품으로 소재만 다를 뿐 전작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저 '말빨'로만 웃기는 영화가 가볍다고 생각하면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적어도 필자의 감상은 이렇다. 코미디 영화는 웃기면 된다. 코미디의 본분은 웃음이 아닌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웃음'만 생각했다"고 하는 이병헌 감독의 연출 의도는 자신만만하게 직진한다. 이번에는 잠복수사를 위해 위장하여 창업한 형사들이란 설정으로 기상천외한 웃음을 안긴다. 한 마디로 코믹 수사물이란 장르에 아주 적합한 영화로 수사를 펼치는 내용인데 매우 코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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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최선을 다하지만 실적이 저조하여 해체 위기인 마약반. 고 반장(류승룡), 장 형사(이하늬), 마 형사(진선규), 영호(이동휘), 재훈(공명)이 마약반 5인의 그 주인공들이다. 어느 날, 최 반장(송영규)이 찔러준 정보를 접하고 그들은 마약계 거물 이무배(신하균)를 쫓는 잠복 수사에 돌입한다. 그런데 죽치고 있던 장소인 치킨집이 그만 문을 닫으려하고, 이에 고 반장은 퇴직금을 탈탈 털어 치킨집을 인수하고야만다. 그렇게 해서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 잠복 수사로 마약반의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여기에 수원 왕갈비집 아들인 마 형사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치킨집은 대박맛집으로 거듭난다. 수사에 집중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손님을 줄여보려해도 치킨의 인기를 막을 도리가 없다. 결국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장사로 수사는 뒷전이 되기 시작한다.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황당하게 진행되는데 그들은 세상 진지하니 웃음이 마구 터져 나온다. 능력 없던 마약반 형사들이 치킨 집 대박이란 웬말인가. 그것도 '마약 치킨'으로.

극한집업에는 한국 영화에 꼭 필요한 양념이라는 그 흔한 신파 한 조각도 들어있지 않다. 오로지 감독의 재기발랄한 대사빨과 배우들의 열연으로만 영화 한 편이 완성되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와 같은 빵빵 터지는 주옥같은 대사가 마구 쏟아진다. 자칫 썰렁할 수도 있는 대사들이 명배우들의 호흡을 타고 귀에 쏙쏙 박히며 웃음 포인트에 명중을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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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감독의 필살기인 말맛 코믹 시나리오에 삶을 불어넣은 건 배우들의 열연이다. 주연 5인방은 각자의 맡은 바 역할과 캐릭터가 분명하다. 포기를 모른다는 좀비 형사 류승용, 제대로 망가져 웃음을 주는 이하늬, 절대미각으로 돌아온 선한 유머의 진선규, 혼자 진지하여 존재 자체만으로 웃음을 주는 이동휘, 열정은 가득하나 허당인 공명까지 누구 하나 빠지는 캐릭터가 없다. 조금씩 모자라 매력이 있는 캐릭터이지만 또 이들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할 때는 '어벤져스'같은 합으로 괜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이는 각기 다른 다양한 층의 5명의 배우를 멀티 캐스팅하여 영리하게 이용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이 판에 신하균이 악역으로 분해 고차원 코믹 연기로 영화의 맛을 완성한다.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극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비롯한 창업과 맛집 입소문이 사회의 이슈인 요즘, 작품에는 소상공인들이 창업을 통해 겪는 애환의 모습이 담겨있다.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혼나고, 치킨집으로 고생하고, 집에서는 아내에게 깨지며 그야말로 극한인생을 살아가는 현실에 발닿은 캐릭터로 영화 극한직업은 공감까지 톡톡히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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