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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으로 지역 노동구조 변화

최근 무인 계산대를 도입한 대구시내 한 일본 라멘 전문 식당에서 22일 손님이 셀프 주문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ril.com
최근 무인 계산대를 도입한 대구시내 한 일본 라멘 전문 식당에서 22일 손님이 셀프 주문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ril.com

대구 성서산업단지의 금형업체 A사 생산공장에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 18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2명이었지만 1년 사이 6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내국인 근로자 3명을 내보내면서 내국인 근로자보다 외국인이 많아졌다.

업무강도가 높아 늘 구인난에 시달리는 A사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 새로운 생산설비를 들여왔는데 나이 많은 내국인 근로자보다 젊은 외국인 근로자가 더 잘 다뤄 작업반장도 외국인 근로자에게 맡겼다"며 "외국인 근로자가 늘면서 영세업체 입장에서는 선택 폭이 늘어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구지역 노동구조가 바뀌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근로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내국인 근로자는 기업의 인건비 절감 바람에 설자리를 잃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기준 대구 등록 외국인 인구는 2만7천89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산단이 위치한 달서구와 달성군, 북구의 등록 인구가 각각 9천11명, 5천703명, 5천233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를 통해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아 대구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도 3천200여 명으로 지난해 3천명 수준에 비해 늘었다.

반면 고령화 추세가 뚜렷한 내국인 근로자는 실직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히 섬유, 자동차부품 등 지역의 대표업종이 전성기를 누렸던 20~30년 전 업계에 뛰어들어 기술을 배운 인력들에게는 일자리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제조업체들의 공장 자동화설비 교체 추세에 더해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도 무인계산기 도입을 서두르면서다. 생산직 근로자에 이어 '알바' 자리마저 줄었다.

일각에서는 내국인 근로자의 대규모 실업 사태에 대비, 정부·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은퇴와 인건비 절감 영향으로 현업에서 물러나는 지역 근로자들의 활용 방안을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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