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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다시 일어나는 대구경북]대구 평화의 소녀상 두돌 명과 암

훼손 범죄 막기 위해선 공공조형물 지정 시급

오는 3월 1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지 두돌을 맞이한다. '평화의 소녀상은' 하루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지나가는 도심 한 가운데 설치돼 많은 이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리는 상징적 장소가 됐다. 설치 당시 논란도 많았고, 여전히 간혹 수난을 겪긴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다시는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 않아아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역사적 상징물로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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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명소로 거듭난 대구 소녀상
대구 중구청 등에 따르면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피해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지난 2017년 3월1일 설치했다.

지난 21일 찾은 대구 소녀상 앞에는 한 시민이 놓고간 'KEEP CALM AND CARRY ON(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노트가 눈에 띄었다. 소녀상 옆에는 나무 모양의 조형물에 소녀상 건립을 위해 후원금을 낸 이들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고, 조형물 나뭇가지에는 짓눌리고 한 맺힌 삶을 살았던 위안부 피해자들이 아픔을 떨치고 훨훨 날아오르길 상징하는 나비가 가득했다.

소녀상 앞을 지나던 김경자(54)씨는 "일본군의 만행을 후손들에게 알려 경각심을 일깨우는 좋은 상징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 시민들의 소녀상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씌워주고, 추운 날이면 목소리와 장갑을 둘러주고, 꽃다발을 가져다놓는 이들도 상당수다. 지난해 8월 14일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자 경북대 한 학생이 이를 알리는 피켓팅을 벌이기도 했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민간단체에서 기금을 모아 서울 중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한 것이 시작이 됐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소녀상 건립 운동이 펼쳐졌다.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은 그동안 '소녀상 귀향프로젝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날 피켓팅' 등이 진행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일부 시민들의 분별없는 행동에 수난

12일 낙서가 발견된 대구 중구 공평동 2.28기념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모습이다.페이스북 페이지
12일 낙서가 발견된 대구 중구 공평동 2.28기념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모습이다.페이스북 페이지 '지금은 대구' 제공

이처럼 많은 시민들에게 관심을 받는 상징물이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소녀상'에 대한 반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지난 지난 1월11일 오전에는 A(56)씨가 "눈에 거슬린다"며 소녀상 이마에 유성매직으로 낙서를 해 불구속 입건되는 사건도 있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한 10대가 '평화의 소녀상'을 돌로 툭툭 치는 영상이 SNS에 떠돌고, 2017년 10월에는 소녀상에 키스를 하려는 듯한 포즈를 취한 남성의 사진이 SNS에 게재돼 공분을 샀다.

대구 소녀상은 설치 당시부터 많은 설움을 겪었다. 지자체 지원 없이 시민모금을 통해 민간단체에서 설치한데다, 위치마저 논란이 되며 대구시와 중구청이 서로 책임을 미뤘던 것이다. 중구청은 동인동 국채 보상공원이나 중앙도서관에서 삼덕파출소 인근, 계산쌈지 공원 등 제시했지만 시민단체들은 동성로 광장에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갈등을 계속하던 소녀상은 양측이 서로 조금씩 양보해 현재 위치인 2·28공원 앞에 자리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구 '소녀상'은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 임시로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송현주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사무처장은 "소녀상 훼손 등의 범죄를 막기 위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중구청과 대구시가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보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대구시의회가 통과시킨 '위안부 피해자 지원 조례안'의 내용을 둘러싸고도 아직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3명에게 생계비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기념물 사업과 경비지원 등은 제외된 탓이다. 서울과 경남 등에서는 조례안에 위안부 피해자 관련 사업 경비 보조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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