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미래 향한 다짐 되려면

오늘 3·1운동 100주년을 맞았다. 이날 나라 안팎에서는 1919년에 일어난 3·1운동과 이를 계기로 같은 해 4월 11일 중국 상해에서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백성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나라를 위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도 함께 기념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런 축하는 우리 민족사를 바꾼 날을 기리기 위함이다.

일제강점기 엄혹한 시절, 맨손으로 총칼의 일제에 맞서 벌인 평화적인 만세운동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대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족대표 33인의 선각자 역할도 있었지만 3·1운동의 위대성은 그들과 함께 목숨조차 아끼지 않은, 2천만 인구의 80%가 넘는 배우지 못하고 가난한 농민 등 힘없는 백성의 외침과 희생에 있다.

아울러 이런 못 배운 백성의 동참과 함께 그나마 배움의 길에 있던 어린 학생과 교육의 혜택을 받은 젊은이가 나라를 되찾겠다고 분연히 일어선 용기와 희생은 3·1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다. 종교와 신분을 떠나 손잡은 선각자와 문맹한 대다수의 백성, 나라의 앞날을 먼저 떠올린 젊은이의 연대가 일궈낸 3·1운동이다.

이런 3·1운동과 임시정부 100년사에서 대구경북인의 활동은 평가받을 만하다. 대구경북인은 가장 이른 안동의병을 시작으로 강점기 내내 나라 안팎에서 뛰어난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 정부가 서훈한 독립유공자 1만5천121명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 인물이 2천229명으로 가장 많다는 사실로도 짐작하고 남는다.

지금 3·1운동과 임시정부 100년을 맞아 진정 할 일은 그날을 잊지 않고 100년 미래를 여는 일이다. 무엇보다 나라 앞날을 위한 그날의 각오로, 희망을 잃어가는 젊은이에게 미래로 가는 길부터 터줘야 한다. 이는 먼저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의 부조리를 없애 공정 사회를 이루는 일이다. 남북 분단 현실의 극복도 있다. 어렵지만 우리 몫이다. 이런 일은 대구경북인이 나설 만하다. 역사 속 대구경북인은 그런 길을 많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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